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월 마련한 `지하공간 종합기본계획'에 따라 서울 시내에 승용차 등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를 만들기로 하고 내년도 예산에 연구용역비(9억원)를 반영해 2년간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도로 교통 체증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면서 "도로교통 환경개선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하도로 건설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의 통행속도는 1996년 16.4㎞/h에서 2002년 16.3㎞/h, 2005년 14.0㎞/h로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교통혼잡비용은 1996년 3조6천억원에서 2002년 5조3천억원, 2005년 6조원으로 매년 5%씩 증가했다.
시가 구상하는 지하도로의 모습은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 밑 수십m 지하에 만들어지는 도로로, 미국 보스턴시의 빅 딕(Big Dig) 도로터널이나 프랑스 A86 도로터널, 노르웨이 라달 도로터널, 말레이시아 스마트(Smart) 도로 터널 등을 모델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지하도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시도되지 않은 신개념의 도로다.
시는 이 지하도로에는 신호등을 설치하지 않고 주요 지점에만 진출입로를 만들어 교통 소통을 최대한 원활하게 하는 한편 지상과 지하도로를 모두 자동차 도로로 사용하거나 지상부의 일부를 공원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시가 지하도로 후보 노선으로 검토 중인 노선은 ▲올림픽대로축(양평동∼잠실동 19.5㎞) ▲동서중앙축(신월동∼광장동 24.1㎞) ▲동서북부축(수색동∼공릉동 20.5㎞) ▲서부간선축(성산대교 남단∼독산동 11.9㎞) ▲남북서부축(과천시∼구파발 20.3㎞) ▲남북중앙축(서초동∼도봉동 24.5㎞) ▲동부간선축(세곡동∼상계동 23.4㎞) ▲남부순환축(안양교∼대치동 19.7㎞) 등이다.
시는 용역결과에 따라 이 중 1∼2곳을 선택해 시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하도로는 도로의 교통 사정을 개선할 수 있는데다 도로 건설 사업비의 95%까지 늘어난 보상비를 줄여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법과 재원 확보 방안, 노선별 우선순위, 사업시행 방법, 유료화 여부 등은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하도로는 아직 도로법 등에 시설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시는 건설교통부에 관련 법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