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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혁신은 지갑을 열게 한다?…'다이슨' 날개 없는 선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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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혁신은 지갑을 열게 한다?…'다이슨' 날개 없는 선풍기
  • 이근 기자 egg@csnews.co.kr
  • 승인 2012.07.13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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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세를 탔던 다이슨(dyson)이 '에어 멀티플라이어(Air multiplier)'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지난해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사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얼리어답터들의 관심을 모았던 바로 그 제품이다.


먼저 선풍기에서 날개 없이 어떻게 바람이 나올 수 있는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이 제품군의 핵심은 비행기 날개의 작동원리에서 착안한 에어호일(Airfoil)방식이다. 원통형 기둥 속에 내장된 전기모터가 회전하면서 공기를 빨아들여 위쪽으로 밀어 올리면 이 공기는 비행기 날개와 닮은 바람 배출구로 보내진다.
 

이때 바람 배출구는 바람의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 공기를 끌어들여 제트기류를 형성해 흡입된 공기보다 최대 16배나 많은 바람을 만드는 원리다.


다이슨의 신제품 가운데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색상과 원통형 디자인이 돋보이는 ‘타워 팬 아이언 블루(Tower fan Iron/Blue)’ 모델을 써봤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확실히 혁신적인 제품이라, 소비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받을 만하다고 느껴졌다.


▲ 다이슨(dyson) '에어 멀티플라이어 타워 팬 아이언 블루(Air multiplier Tower fan Iron/Blue)'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람의 질이다.


날개 있는 선풍기의 경우 회전날개가 공기의 흐름을 끊고 거친 바람을 배출한 것과 달리,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부드럽고 일정한 세기의 바람이 나온다. 이 때문인지 체감 온도가 더 낮게 느껴진다.


또한 1단계부터 8단계까지 바람을 세밀하게 쪼개놔 취향에 맞춰 바람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의 문제점이었던 소음도 상당부분 개선했다.


성능을 높인 브러시레스 모터(brushless motor)를 장착한 덕분이다. 측정 결과 최저 39dB ~ 최고 73dB의 소음을 기록, 전 모델의 최고 소음(80dB 이상) 보다 확실히 낮았다.

물론 일반 선풍기와 비교하면 소음이 큰 편이다.


공기를 증폭하는 과정 자체가 큰 소음을 동반하기 때문이다(제트기를 생각해 보라). 에어호일 방식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향후 소음을 어떻게 떨어뜨리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소음 문제는 여전히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해보기 전에는 회전이 되지 않고 조작부도 밑에 있어 편의성면에서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제품은 약 80도까지 좌우 회전이 가능하다.


심지어 리모콘을 제공해 전원, 회전, 세기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다. 리모콘은 자석으로 되어 있어,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배출구 윗부분에 올려놓으면 고정이 된다. 다이슨의 센스와 유머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회전 날개가 없어서 헝겊으로 먼지만 닦으면 되니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3단으로 분리가 가능해 안 쓸 때 보관하기도 편리하다. 무게도 가볍다.

▲ 리모콘을 배출구 윗부분에 올려놓으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단, 배출구의 고개를 아래위로 꺾을 수는 없어서 바람이 직선으로만 나가 아래까지 닿지 않는다. 바닥에 누워 선풍기를 발쪽으로 숙이고 잠을 청하는 소비자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리고 배출구의 폭이 가로 15cm, 세로 75cm로 좁은 탓에 한 번에 여러 사람이 시원한 바람을 쐬기 어렵다.


에어호일 방식은 선풍기 날개를 쓰지 않는 덕분에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다(별모양 등 온갖 괴상망측한 디자인 모두 가능하다는 데 개인적으로는 안 나온 게 천만다행일 듯하다). 때문에 원통형 디자인인 ‘타워 팬’, 둥근 디자인인 ‘데스크팬’ 제품군이 나올 수 있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타워 팬 아이언 블루’ 모델의 경우 원통형 디자인으로 공간활용도를 높여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대신, 1인용 선풍기가 돼버렸다는 약점이 생겼다(에어컨 바람을 골고루 보내는 용도도 괜찮을 수 있겠다).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기존의 선풍기를 생각했다면 둥근 모양의 데스크팬 모델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타워팬 아이언 블루’ 모델이 79만8천원, ‘데스크팬’ 12인치 모델이 59만8천원, ‘페데스털 팬’ 모델이 79만8천원이다. 기존의 데스크팬 10인치 모델은 49만8천원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선풍기를 검색했던 소비자들은 비싸다고 소리를 지를만한 가격이다.


요즘 절전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전력 소모량은 어떨까? 전력 소모량은 약 40 ~ 65W로 일반 선풍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비슷한 전력 소모량이다. 이것도 혁신이라면 혁신이라 하겠다.

 

다이슨은 혁신적인 기술이야말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한다고 믿는 기업 중 하나다.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출시,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이기도 하다.


경기불황 속 이번에도 역시 고급형 제품을 내놓은 다이슨의 선택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거둘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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