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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배관 시공 사설업자에 맡기면..제조사 "책임못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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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배관 시공 사설업자에 맡기면..제조사 "책임못져~"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8.1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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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등 구입 후 별도의 설치 단계가 필요한 가전제품을 구입한 경우 설치기사가 제조사 소속 AS기사인지 여부를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

사설업자 혹은 개별 구입처 기사가 설치한 후 문제가 발생하면 제조사 측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에 사는 조 모(남)씨는 한 가전 전문 상가에서 에어컨 트윈 모델을 200여만원에 구입했다. 며칠 발품을 팔아 가격을 비교한 결과 공식대리점보다 최대 20% 정도 저렴해 구입한 것. 판매처에서 나온 기사를 통해 제품을 설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냉기가 부쩍 줄어들면서  에어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자 제품 겉면에 표기된 AS번호로 수리를 요청했고 설치 당시 방문한 업자가 와서 진단했다. 결과는 에어컨 배관 균열로 인한 냉매 누출. 기사는 배관교체 비용으로 50만원 가량의 금액을 안내했다.

생각지도 못한 수리비용에 놀란 조 씨는 교체 대신 다른 방법이 없는지 문의했다. 기사는 배관 교체 비용의 절반으로 누수부분 땜질이 가능하다고 제안해 결국 땜질을 택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3~4년 간 배관 하자가 이어져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조 씨는 지난 달 제조사로 확인을 요청했다.

제조사 측 AS기사의 진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에어컨 최초 설치시 알루미늄 배관으로 설치돼 문제가 반복되었다는 것.

보통 에어컨 배관은 '동(銅)관' 혹은 '알루미늄 관' 중 하나를 사용하는데 일부 업자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내구성이 강한 동 관보다 알루미늄 관을 선호한다는 설명이었다.

애초에 제조사 측 기사가 설치했다면 AS가 가능하지만 사설업자에게 초기 설치 및 수리를 맡겼기 때문에 제조사 측에선 해당 부분에 대한 하자의 책임이 없고 수리 또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조 씨는 "정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구입처 관련 없이 하자가 발생하면 당연히 AS를 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며 "최초 설치기사가 제조사와 상관 없는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면 제조사에 별도로 설치 신청을 했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제조사 측은 "사설업체 혹은 구입처에서 임의대로 설치한 부분에 대한 하자는 제조사와 연관이 없어 AS가 불가능하며 이는 타 제조사도 마찬가지"라고 짧게 답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제조사에서 직접 설치하는 경우엔 자체 자격증 소지자가 설치하고 책임도 제조사가 지기 때문에 사후 보상이 용이하지만  쇼핑몰 제품의 경우 일부 무자격자가 부적격 시공하면 책임소재를 묻기 어렵다"며 " 제조사 혹은 공인 설치업체에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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