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품이라도 컵라면 작은컵의 나트륨 함량이 큰 컵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량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 나트륨 함량은 70~80%에 달했다.
25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4개사에서 큰 컵과 작은 컵이 함께 판매되는 19개 세트(38개)의 비교 조사에서 오히려 작은컵의 g당 나트륨 함량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량은 평균 46.1g (40.9%)정도 작아졌지만 나트륨 함량 차이는 평균 363.2mg로 23%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중량이 줄어든 것에 반해 나트륨은 절반 가량 줄어든 셈이다.
나트륨 함량 비율로 비교하면 큰 컵과 작은 컵에 별 차이가 없음이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농심 ‘신라면’ 작은 컵(65g)의 나트륨 함량은 1천390mg 큰 컵(114g)은 1천550mg으로 큰 컵을 먹었을 때 더 섭취하는 나트륨 함량이 160mg밖에 되지 않는다. 큰 컵 대비 작은 컵의 나트륨 함량이 10.3% 감소한 것에 불과하다.
19개 제품의 큰 컵당 작은 컵의 나트륨 함량 비율은 평균 23%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심의 '김치사발면(-12.6%)' '육개장(-3.7%)' '신라면(10.3%)' '오징어짬뽕(17.4%)' 오뚜기 '참깨라면(21.6%)' '열라면(21.6%)' '라면볶이(17.1%)''짜장볶이(18.4%)' 등 8개 제품이 평균인 23% 보다 나트륨이 적게 감소한 제품이다. 전체 제품 중 절반에 해당한다.
차이가 가장 많은 제품은 팔도의 '해물라면'으로 작은 컵(65g) 나트륨 함량은 1천110mg 큰 컵(110g)은 1천890mg으로 41.3%의 나트륨 함량이 줄었다. 삼양식품 '삼양라면'역시 작은 컵(65g)과 큰 컵(115g)의 나트륨 함량 비율이 34.1% 줄어 비교적 나트륨 함량 차가 컸다.
특히 농심의 '김치 사발면'과 '육개장 사발면'은 더 적은 양을 먹고도 더 많은 나트륨을 먹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농심 '김치 사발면’ 작은 컵(86g)은 큰컵(112g)에 비해 26g 적은 중량이지만 나트륨 함량은 1천610mg으로 큰 컵의 1천430mg보다 되레 180mg이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육개장 사발면' 작은컵(86g) 역시 큰컵(110g)에 비해 24g 적은 중량이지만 나트륨 함량은 1천670mg으로 큰 컵의 1천610mg보다 60mg이나 높았다.
나트륨 함량 섭취를 줄이기 위해 큰 컵 대신 작은 컵을 선택해도 나트륨 함량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특히 적은 중량이라는 생각에 작은컵의 국물을 남김 없이 먹었다가는 나트륨 섭취량이 훌쩍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큰 용기 대비 작은 용기가 나트륨 함량이 조금 높은 편”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나트륨 함량은 중량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조리 물량, 조리시간, 국물염도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농심 측은 “중량은 물이 없는 상태의 수치로 큰 컵에 비해 작은 컵의 중량이 절반 수준이어도 물의 양까지 정비례해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나트륨 함량 수치가 중량에 대비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동일한 해석을 내놓았다.
삼양식품에서는 “제품별로 다르지만 중량이 절반이라고 해서 나트륨 함량까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할 수는 없다”며 “나트륨 수치에는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물양에 맞게 염도를 부여하고 맛을 내다보니 작은 중량의 컵라면이어도 나트륨 함량은 큰 컵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여성들의 경우 컵라면을 구입할 때 칼로리나 나트륨 섭취를 자제하기 위해 작은 컵을 선택하기도 한다”며 “작은 용기라고 해서 반드시 나트륨 함량이 낮거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컵라면을 먹을 때 스프를 적게 넣고 가능한 국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