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 생산한 고유 제품보다 해외등에서 완제품을 들여다 파는 상품 매출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3분기까지 30대 제약사의 상품매출 비중이 2011년에 비해 2.3%포인트나 상승했다.
상품 매출은 자사 제품이 아닌 타사의 제품을 판매해 거두는 매출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자체 제품 개발보다 국내외 완제품 판매로 매출을 손쉽게 올리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비중이 꾸준히 올라가는 추세다.
특히 유한양행은 이 기간 상품매출 비중이 치솟아 무려 70%에 육박하며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11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국내 상위30대 제약사 중 상품매출액을 공개한 22개사의 제품및 상품매출 비중을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상품 매출 비중이 30.4%에 달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6조6천902억 원, 이 중 상품매출은 2조317억 원이었다.
상품 매출 비중은 2011년 28.1%, 2012년 29%, 올 3분기 누적 30.3%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이 기간 상품매출 비중이 가장 상승한 곳은 광동제약(대표 최성원)으로 2011년 12.6%에서 올해3분기 31.6%로 19.1%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해 삼다수 판권을 농심으로부터 빼앗아 온 것이 상품매출 비중 증가의 직접적 원인이다.
두 번째로 상승폭이 큰 곳은 유한양행(대표 김윤섭)으로 같은 기간 51.9%에서 67.9%로 16%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상품매출 비중이 70%에 육박해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 6천825억 원 중 상품 매출은 4천636억 원이나 된다.
회사측은 최근 도입한 외국신약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이 기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를 비롯해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고혈압치료제 `미카르디스`를 도입했으며, 미국 길리어드사로부터는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를, 화이자제약으로부터는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 등을 도입했다.
다만 유한양행측은 자회사 매출이 상품매출로 잡혀 과다하게 집계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유한양행관계자는 “자회사인 유한화학에서 생산되는 연간 1천억 원 수준의 원료의약품과 유한락스를 생산하는 유한크로락스의 매출이 유한양행의 상품매출로 집계돼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며 "실제 순수상품매출은 2011년 기준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동제약(대표 이정치)이 11.6%P, 한독(대표 김영진) 9.1%P, 동화약품(대표 이숭래) 6.2%P, 제일약품(대표 성석제) 4.8%P, 동국제약(대표 이영욱) 3.8%P, 안국약품(대표 어진) 3.3%P, JW중외제약(대표 이경하) 3.2%P, 영진약품공업(대표 류병환) 2.4%P 상승해 톱 10에 들었다.
종근당(대표 김정우)과 동아쏘시오홀딩스(대표 강정석), 한국유나이티드제약(대표 강덕영)의 증가폭은 1%P 미만으로 크게 낮았다.
이 같이 제약업체들의 상품매출 비중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4월 일괄적으로 단행한 약가인하, 정부 리베이트 규제, R&D투자성과지연 등 3중고로 인한 실적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상품 도입전략을 강화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관계자는 "지난해 약가인하로 인해 제약업계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며 "살기위해서 외국 신약을 도입하는 것인데, 성장이 없으면 R&D도 없다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은 이 기간 상품매출 비중이 22.8%에서 12.6%로 10.2%포인트나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상품매출을 늘리는 트렌드와 대조적으로 R&D 등 장기투자를 통해 자사제품 판매를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 LG생명과학은 올해 3분기 R&D비용이 565억 원으로 매출 대비 무려 19.1%에 달했다.지난해(17%)에 이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LG생명과학의 자사 제품 판매를 의미하는 제품판매 비중은 지난 2011년 74%에서 올해 3분기 82.3%로 8.2%나 상승했다. 이어 녹십자(대표 조순태)가 4.3%P, 한미약품(대표 이관순) 3.5%P, 대원제약(대표 백승열)과 보령제약(대표 김은선), 코오롱생명과학(대표 이우석), 이연제약(대표 유성락)은 2%P 미만으로 하락했다. 상품매출 비중 자체가 가장 높은 회사는 유한양행에 이었으며 이어 제일약품이 59.9%를 기록했다 제일약품은 고지혈증치료제인 ‘리피토’ 등 주로 한국화이자 상품의 대행판매를 하고 있다.
올해 3분기누적 기준 리피토는 737억 원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외 리리카(261억 원), 뉴토틴(157억 원), 카듀엣(146억 원) 순이었다.이어 한독이 51.2%, JW중외제약이 41.2%, 녹십자가 40.%, 이연제약이 35%, 광동제약이 31.6%, 태평양제약이 30.1%, 보령제약이 29%, 일동제약이 26%로 상위 10위에 들었다.
대원제약, 안국약품, LG생명과학, 종근당, 한미약품, 동국제약, 대웅제약은 상품매출 비중이 10%대다. 반면 한국유타이티즈제약은 상품매출 비중이 2.2%로 가장 작았으며, 코오롱생명과학(5.8%)과 영진약품공업(8.7%)도 10% 미만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