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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대 굴삭기, 위급해도 AS는 평일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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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대 굴삭기, 위급해도 AS는 평일에만?
뒤집혀서 AS요청했지만 출동안해..수리비 2천만원 책임공방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3.12.21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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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구입한 수천만 원짜리 중장비가 고장났지만 휴일이라는 이유로 AS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했다.

업체 측은 “주말에 발생한 일이라 적극적으로 AS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소비자 과실로 인해 발생한 일이므로 전액 보상은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21일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대기업의 AS방식이 이렇게 엉성할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9월 12일 이 씨는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나온 3천만 원이 넘는 소형 굴삭기 두산 DX55를 구입했다. 몇 십 년 동안 남의 굴삭기를 빌려 운전하다가 꿈에 그리던 자신의 굴삭기를 마련한 것.

하지만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12월 7일 토요일에 문제가 발생했다. 작업현장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미처 피하지 못한 이 씨의 굴삭기가 함께 뒤집힌 것.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엔진을 끄는 비상버튼을 눌렀지만 이 역시 작동하지 않아 난감한 처지에 놓인 이 씨는 바로 AS기사를 불렀다. 그러나 기사로부터는 "주말이라 가기 어려우니 내버려두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다음날 이 씨는 동료의 도움을 받아 굴삭기를 바로 세워놓고 답답한 마음에 다시 전주지역 총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AS 총책임자는 전화상으로 일단 이렇게 해보라 저렇게 해보라고 설명했고 이 씨는 AS 총책임자가 시키는 대로 사고 현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예열 단계를 거쳤다. 하지만 엔진 소리가 이상해 본네트 부분을 열었더니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고, 결국 굴삭기는 심각하게 망가지고 말았다.

이 씨는 두산인프라코어에 정식으로 보상을 청구했지만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했다”고 주장하며 도의적인 차원에서 수리비 일부를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상 견적은 2천만 원 가량. 업체와 반반씩 부담하더라도 무려 1천만 원이나 되는 수리비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이 씨는 눈 앞이 깜깜했다.

이 씨는 “다른 업체의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출동한다고 하던데 대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주말이라는 이유로 나 몰라라해 이런 참사로 이어졌다”며 “차를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출금도 고스란히 있고 보험도 들지 못한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주말 서비스 담당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굴삭기의 제조상 문제로 인해 벌어진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상 수리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전화로 상황을 지시한 AS 총책임자는 굴삭기를 움직여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소비자가 임의대로 이동을 시킨 만큼 소비자 과실로 봐야 한다는 것.

업체 측은 굴삭기가 뒤집혔을 당시 흘러나온 기름이 엔진에 묻었고, 그 상태에서 운전을 시도하자 온도가 발화점 이상으로 높아져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계자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업체가 수리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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