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차명재산을 놓고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소송을 제기했던 이맹희 씨가 14일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해원상생(解寃相生)'을 호소했다.
이 씨는 이날 대리인을 통해 재판부에 전한 A4 용지 5장 분량의 편지에서 "해원상생의 마음으로 묵은 감정을 모두 털어내 서로 화합하며 아버지 생전의 우애 깊었던 가족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 씨는 "이것이 삼성가 장자로서의 마지막 의무이고 바람이다. 아직도 진정한 화해를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편지에서 "제 나이가 83세이고 재작년에 폐암으로 폐의 3분의 1을 도려냈으며 최근 전이돼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후회로 두 눈을 편히 못 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건희와 만나 손잡고 마음으로 응어리를 푸는 것이다. 5분만에 끝날 수도 있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씨는 지난 7일 재판에서 이건희 회장 측에 화해 조정을 제안했지만 이 회장 측은 이번 소송에 삼성그룹 승계의 정통성이 달려있어 조정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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