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대기업 집단을 대상으로 재계 순위를 조사한 결과 동부그룹의 공정자산은 2004년 7조4천690억 원에서 해마다 조금씩 늘어 지난해 17조1천100억 원으로 129% 증가했다.
공정자산은 일반기업의 자산총액(자본+부채)에 금융기업의 자본을 더한 값이다.
동부그룹은 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재계 순위는 2004년 12위에서 17위로 떨어졌다. 다른 대기업집단에 비해 자산 증가폭이 크지 않은 탓이다. 동부그룹보다 뒤처져 있던 CJ그룹은 10년간 자산이 389%나 급증해 재계 순위가 17위에서 14위로 올라섰고 신세계그룹은 338% 늘면서 2004년과 같은 15위를 유지했다.
동양사태 이후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동부그룹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따라 올해 예정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재계 순위는 더 밀려난다.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등 약 3조4천억 원의 자산을 매각하면 자산 규모는 13조6천900만 원으로 쪼그라들고 재계 순위는 대림,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에 밀려 20위로 내려앉게 된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는 금융 분야가 주력으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며 “10년 사이에 금융 포함한 자산 총액으로는 4배 이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2003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동부그룹은 채권은행의 관리 감독하에서도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왔지만 수차례 위기설이 제기되는 등 성장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도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에 발목이 잡히면서 자금난이 불거졌다.
제조 부문 주력 계열사인 동부제철은 철강시장 침체로 최근 3년간 매년 1천억 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동부건설 역시 업황 불황으로 3년째 흑자를 내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준기 회장이 ‘애증’하는 시스템 반도체 업체인 동부하이텍도 설립 이후 지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다. 반도체 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김 회장은 만년 적자 기업인 동부하이텍을 지키기 위해 여러 차례 사재를 털어 넣기도 했다.
올해 동부그룹은 유동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털어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다.
3조 원 넘는 자금을 쏟아 부으며 애지중지 공을 들이던 동부하이텍까지 시장에 내놓는다. 동부메탈과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도 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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