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이 지난 해 말 기준 총 공정자산이 166조6천 억 원으로 9년간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2004년 재계 순위 3위였던 현대차그룹은 2005년 2위로 치고 올라온 이후 변함없는 위상을 지켜오고 있다. 그룹 모태가 된 자동차 뿐만 아니라 제철, 건설에 이어 최근엔 금융업까지 보폭을 넓히며 종합 그룹사로서의 면모도 다지고 있다.
하지만 '만년 2위'라는 꼬리표를 떼고 도약하기 위해선 주력 산업에 과도하게 치중된 현 체제에 대한 개선책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최근 10년 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 공정자산 규모를 조사한 결과 2000년 9월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돼 자동차 사업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현대차그룹의 공정자산규모는 10년 새 3.2배, 계열사 수는 2배 증가했다.
제철과 건설 금융업으로 종합그룹의 면모를 갖추고 발빠르게 몸집을 불렸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 당시 전체 공정자산 52조3천억 원 중 현대자동차가 24조2천억 원으로 46.2%에 달할 만큼 차에 편중된 전문 그룹이었다.
그러나 2004년 현대제철이 수 년 간 굳게 닫혀 있던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를 인수하면서 일괄 수직 공정을 이뤘고 이듬해 LG그룹이 GS그룹과 분사해 자산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재계순위 2위 자리에 처음 안착했다.
그럼에도 완성차(현대차,기아차)외에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부품사의 비중까지 더하면 무려 자산의 80%가 자동차 및 부품사에 집중돼 있었다.
이같은 집중도를 낮추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금융업으로의 전략적인 확장에 나섰다.
기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뿐만 아니라 2008년 5월엔 신흥증권을 인수, HMC 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꿔 증권사를 손에 쥐었다.
이어 2012년 4월엔 녹십자 생명을 인수, 다음 달 현대라이프생명을 출범시켜 금융 카드-증권-보험으로 이어지는 비은행 부문의 입지를 탄탄히 이어나갔다.
건설 부문에서도 현대그룹과 치열한 법정 싸움까지 불사하면서 2011년 업계 1위 현대건설을 품에 안았다.
현대건설을 인수한 2011년엔 공정 자산이 100조 원에서 126조 원으로 25% 증가한데 이어 계열사 수 역시 42개에서 63개로 50% 가량 증가해 외형적 성장이 두드러졌다.
인수 직후 현대건설은 해외수주 실적 5위로 추락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듬해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등 순항을 이어나갔다.
이러한 전략적 확장이 이어지면서 현대차그룹 전체 자산 중 차량 및 부품 분야의 비중도 낮아졌다. 2013년 기준 완성차 2개 사와 부품사 12개 사의 공정 자산총액은 105조 5천억 원. 그룹 전체 166조 원의 63% 수준으로 10년 전보다 17%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차량 및 부품 분야에 치중된 그룹의 중심축 때문에 1위인 삼성그룹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3위 SK그룹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처음 2위 자리에 오른 2005년 1위 삼성그룹과의 공정자산 규모 격차는 30조 원이었지만 지난 해 140조 원으로 약 4.7배 가량 격차가 벌어졌다. 3위 SK그룹과는 26조 원 차이로 바짝 추격받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과 매서운 수입차 공세로 최근 실적도 주춤해졌다.
정몽구 회장 역시 이달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사업구조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체계화 하기 위한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해 '새로운 먹거리'를 향한 현대차그룹의 질주가 주목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