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지 1년여 만에 고장난 스피커를 수리 의뢰한 소비자가 부품이 없다는 제조사 측 안내에 황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업체 측은 IT기기 특성 상 빠른 트렌드 때문에 부품이 빨리 소진돼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11일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에 사는 배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해 1월 아이리버에서 나온 '도넛 스피커'를 7만 원에 구입했다. 4개월 정도 사용 후 전원이 들어오지 않고 충전도 안되는 고장이 발생했지만 장기간 해외에 나가있느라 수선을 맡기지 못했다.
최근 국내로 들어올 기회가 있어 곧바로 AS센터를 찾은 배 씨. 그러나 엔지니어는 1년이 넘은 제품이라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홈페이지에서 '4년까지 수리가 가능하다'는 공지를 확인하고 방문한 배 씨는 무상보증 기간은 끝났지만 자신은 유상수리를 받으려 한다고 재차 알렸지만 대답은 똑같았다.
수리가 불가능한 이유를 묻자 현재 국내에 해당 모델의 부품이 없고 스피커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대신 최근에 나온 업그레이드 모델을 20% 정도 할인한 금액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새 제품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한 배 씨는 결국 수리를 포기하고 돌아서야 했다.
배 씨는 "부품 수급은 않고 새 제품 할인 판매라니 지극히 업체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당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당연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이면서 홈페이지에 4년간 수리가 가능하다는 표시는 명백히 소비자 기망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아이리버 측은 안내대로 IT업계 특성이라며 고객들의 양해를 구했다.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은 교체주기가 빨라 출시 이후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부품 수급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면서 "사운드 도넛 스피커의 경우도 2011년 제품이어서 부품을 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단종된 모델이며 이미 신모델이 나온 상황이고 고객이 계속 제품을 쓰길 원해 할인 혜택을 안내한 것"이라며 "대기업조차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한데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은 더할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