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사하구 당리동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12월 12일 오전에 배달된 요구르트를 마신 아내가 장염에 걸렸으나 업체가 책임을 회피해 억울하다고 제보했다. 요구르트를 마신 직후 설사와 복통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급성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아내. 전날 저녁 박 씨와 같은 음식을 먹었고 12일 오전 공복에 혼자 요구르트를 먹은 게 전부였다고. 업체에 문의하자 점장이 방문해 제품을 수거해가며 치료비를 약속했다. 그러나 며칠 후 조사 결과 제품 이상이 아니어서 치료비를 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게 박 씨 주장이다. 치료비를 받으려면 진단서에 음료 때문이라는 점이 명시돼야 한다는 것.
박 씨는 “여러모로 따져도 장염에 걸릴 이유가 요구르트 밖에 없어 보이는데 무조건 업체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하니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가공식품을 먹고 탈이 난 경우 병원진료 영수증 제출만으로 업체로부터 치료비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탈이 난 인과관계가 문서로 입증돼야만 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식료품으로 부작용 발생 시 치료비, 경비 및 일실소득을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치료비 배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업체와 소비자간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는 가공식품을 먹고 난 직후 발생한 문제에 대해 해당 식품을 원인으로 보는 반면 업체에서는 그 외에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온도차를 해소하고자 업체에서는 원인이 명확히 기재된 병원 진단서를 요구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바탕으로 한 내부 세부 지침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병원에서 '구체적인 제품명'을 명시한 소견서를 발급 받기도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 씨에게 정확한 의사소견서를 요청한 업체 관계자는 “제보자는 요구르트를 먹고 5분 만에 탈이 났다고 했지만 급성장염의 경우 24시간 잠복기를 거쳐야하므로 해당 음료때문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및 내부지침에 따라 인과관계가 성립하면 당연히 치료비 배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도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고 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업체 탓으로 볼 수만은 없다”며 “치료비를 배상 받으려면 증상이 식료품으로 인해서 발생했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