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내 에스컬레이터 이용 중 신발이 빨려 들어가는 위험천만한 일을 겪었지만 형식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지난 7월 말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호주를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한 박 모(남)씨. 박 씨는 가족여행을 앞두고 들떠있는 아이들을 앞에 세운 채 짐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려던 순간 신고 있던 슬리퍼가 빨려들어가는 위험에 처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에스컬레이터 끝부분에 이가 빠진 듯 안전커버가 일정 부분 없었다고.
급하게 에스컬레이터 담당 오티스 직원이 달려와 상태를 점검했고, 박 씨는 비행시간이 촉박해 원래 이용예정이었던 공항라운지도 이용하지 못한 채 새 신발을 사 신은 뒤 여행을 떠났다.
문제는 돌아와서 생겼다. 일주일 뒤 호주에서 돌아와 연락하자 인천공항은 오티스 에스컬레이터에 책임을 떠넘겼고 오티스 측은 보험사에 떠넘겼던 것.
보험사에서는 박 씨에게 “실제로 발이 들어가 상해사고가 일어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빨려들어간 신발만 보상하겠다고 얘기했다.
박 씨는 “세계 1위라는 인천공항에서 사고가 발생하자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다”며 “정신적 피해보상 따위를 원하는 게 아니라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생기지 않았을 신발 구매금액 등 금전적 손해는 보상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 측은 담당자가 부재 중이라는 이유로 일주일이 넘도록 공식적인 답변을 않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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