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강원도 춘천에 사는 김 모(여)씨는 다세대주택으로 이사하며 집주인 반대로 사용 중인 B사 인터넷을 이전 설치하지 못했다. 김 씨는 사정을 설명하고 B사 측에 위약금 없이 해지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통신사는 “해지 사유가 기술적 문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위약금의 50%인 약 30만 원을 청구했다.
#사례3 부산에 거주하는 서 모(남)씨는 이사 과정에서 C통신사에 인터넷 이전 설치를 신청했다. 건물에 통신망을 새로 설치해야 하다 보니 건물주가 반대해 결국 이전이 무산됐다. 서 씨는 어쩔 수 없이 해지해야 했지만 위약금의 50%를 부담해야 했다. 서 씨는 “건물주 반대와 같은 사유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면제하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사할 때 건물주 반대로 인터넷을 이전 설치할 수 없는 경우 위약금을 전액 면제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놓고 현장에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통신사와 단체계약을 맺은 건물로 이사해 이전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 법적으로 해지 위약금 전액을 면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설치 문제가 아닌 단순히 건물주 반대인 상황에서는 약관상 50%밖에 감면받지 못한다.
소비자는 특정 통신사 단체계약이나 건물주 반대 모두 외부적인 요인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동일하게 위약금 100% 면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정 통신사 단체계약 역시 건물주의 편의와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하는 사안이라는 것. 게다가 집합건물 단체계약인지, 건물주의 개인적인 반대인지는 소비자가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 "건물주의 일방적 통신 선택권 제한"...타당성 논의 필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집합건물에서 특정 통신사와 단체계약이 체결돼 기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 경우 통신사 약관에 따라 위약금이 전액 면제된다고 설명한다. 다세대주택·원룸 등 세대 수와 관계없이 단체계약이 체결된 집합건물이라면 모두 적용 대상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사도 건물 전체가 특정 통신사만 서비스하도록 단체계약된 경우에는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고 있다. 단순히 건물주 반대로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라면 위약금의 50%만 감면된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집합건물 단체계약으로 입주자의 통신사 선택권이 제한되는 경우는 소비자 귀책으로 보기 어렵다. 지난 2025년 법 개정 이전부터 사업자 협의를 통해 약관상 전액 면제 기준을 운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에 집합건물 단체계약을 통해 입주자의 통신사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을 금지행위로 명시했다. 다만 건물주의 개인적인 반대 경우까지 포괄하지는 않는다.
통신사들은 이전 설치 및 가입 단계에서 이같은 내용을 안내하기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전 설치가 접수되면 기사 방문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한 뒤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인터넷 가입시 건물주 반대 등 이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개별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약정 기간, 요금, 위약금 등 필수 사항을 중심으로 안내하고 기타 상황은 약관을 통해 고지하고 있다”고
통신사들은 “건물주가 설치를 반대하는 사안은 통신사가 개입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통신사가 건물주에게 설치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같이 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건물주 반대로 이전 설치가 불가능해진 소비자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같은 사안은 통신사의 기술적 문제라기보다 건물주의 선택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 약관이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포괄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물주가 세입자의 통신 이용 선택권까지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