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도 고공비행을 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고루 선전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과 미래에셋대우(부회장 최현만),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은 당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7천2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5% 증가했다. 지난해 증시 불황과 채권거래 손실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올해는 금융투자업계가 리테일, 투자은행(IB)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거둔 결과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전년 대비 104.6% 증가한 1천30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증권업계 '순이익 1위'를 차지했고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인 12.6%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리테일 부문 뿐만 아니라 해외부동산투자 등 대체투자 확대를 통한 수익원 다변화 전략이 적중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체투자상품 발굴에도 앞장선 결과 지난 3월 '하나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는 판매시작 1시간여만에 배정된 매각한도 약 900억 원이 완판 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온-오프를 아우르는 다변화된 영업 기반을 토대로 다양한 컨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올 들어 새로운 법인이 출범한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도 나란히 호실적을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74.1% 증가한 1천102억 원을 기록했는데 전기 대비로는 합병 비용을 모두 털어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이후 수익구조가 매우 안정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순영업수익 2,979억원 기준으로 위탁매매 26%, 자산관리 16%, IB 12%, 트레이딩 27% 등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았던 (구)미래에셋대우와 자산관리에 강점이 있었던 (구)미래에셋증권이 결합한데 따른 긍정적인 효과라는 분석이다.
사업부문별로는 IB부문에서는 우리은행 지분 매각자문,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발행, 포스코에너지 RCPS(상환우선전환주) 투자 등 성공적으로 딜을 진행했고 트레이딩부문도 운용역량에서 금리 상승기임에도 불구하고 탄력적인 운용을 펼치면서 이머징마켓 채권, 미국 금융채 중심으로 적극 투자해 긍정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미래에셋대우 측은 밝혔다.
KB증권도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20.7% 증가한 1천88억 원을 달성하며 합병법인 출범 이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KB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이 금융상품 판매 및 신용·담보대출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됐고 IB 부문 역시 기업금융 및 부동산금융 Deal 실적 호조 및 SOC·해외부동산 투자 등 수익원 다각화가 진행되면서 호실적을 끌어냈다.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도 IB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선전하면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38.4% 증가한 886억 원을 달성했고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과 키움증권(대표 권용원)도 각각 809억 원, 60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초대형 IB 후보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삼성증권(대표 윤용암)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20.3% 증가한 558억 원을 거뒀지만 다른 초대형 IB 경쟁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순이익 규모는 작았다. 다만 지난 분기 대비로는 119% 증가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삼성증권 측은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수탁수수료 증가와 더불어 금융상품 판매수익, 운용, 구조화금융 등 전 부문의 실적이 고르게 개선된 효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투자(460억 원), 대신증권(244억 원), 하나금융투자(150억 원) 순으로 1분기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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