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대표 조석래, 김규영)의 해외 스판덱스 생산법인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6개 해외 스판덱스 생산법인들이 지난해 26개 종속기업들의 실적을 견인하며 효자노릇을 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효성의 주요 종속기업 수는 총 26개로 6조5천억 원의 매출과 2조2천34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효성 전체 매출 11조9천억 원 가운데 약 55%, 영업이익 1조 원 가운데 약 22%를 책임진 셈이다.

26개 종속법인 중에서도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6개 법인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해외 스판덱스 생산법인은 총 7개로 베트남에 두 곳, 중국 광동과 쟈싱, 주하이 등 세 곳, 터키에 1곳, 브라질 1곳 등이다. 이 중 중국 주하이법인은 이번 회계연도에서 매출이 기준에 모자라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고, 나머지 6곳은 실적을 공개했다.
6개 스판덱스 해외 법인들은 지난해 매출 1조9천 억원, 당기순이익 2천299억 원을 올렸다. 26개 전체 종속기업 매출의 29%를 차지했고, 당기순이익은 102%에 달한다. 즉, 스판덱스 생산법인을 제외한 20개 법인의 순이익 총계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효성 전체 실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스판덱스 생산법인 6곳이 전체 매출의 16%, 순이익의 23% 가량을 책임졌다.
업체별로 보면 해외 스판덱스 법인들 중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베트남 생산법인인 효성 베트남(Hyosung Vietnam corp)으로 지난해 1천487억 원을 벌어들였다. 터키 법인(Hyosung Istanbul TEKSTIL corp)은 308억 원, 중국 자싱법인(Hyosung Spandex Jiaxing corp)은 217억 원,브라질 법인(Hyosung Brasil industria e comericio de fibras LTDA)는 216억 원, 베트남 동나이법인(Hyosung DongNai corp)는 16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6개 스판덱스 해외법인들 중 유일하게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중국 광동법인(Hyosung Spandex GuangDong corp)으로 93억 원의 적자를 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중국기업들이 광동지역 인근에 스판덱스 공장을 증설하면서 스판덱스 도매가격이 급락하며 광동법인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은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에서 33%의 점유율로 세계 1위 업체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효성의 수익창출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스판덱스는 기술경영의 결과물로 꼽힌다. 지난 1989년 스판덱스 연구개발에 착수한 효성은 1990년대 국내 처음으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고 2010년 세계 스판덱스 1위 업체로 도약했다.
효성은 현재 구미공장을 비롯해 중국, 터키, 베트남, 브라질 공장 등에서 매년 총 19만 톤 규모의 스판덱스를 양산하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고수요가 예상되는 지역을 생산 거점화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주요 공략 지역인 중국의 경우 현재 시장의 수요 증가율이 연 10%를 상회하고 있다. 효성의 한 발 빠른 투자는 안정적인 제품 공급으로 이어졌고,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아시아와 유럽, 미주 지역도 마찬가지다. 베트남과 터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해당 국가를 비롯해 주변국에 판매되며 시장이 확대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2011년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브라질의 경우 현재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는 등 전체 미주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효성은 2020년까지 자사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의 수요가 연 3만7천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효성은 중국 취저우시에 연간 1만6천톤 생산능력의 스판덱스 공장을 건설하는 등 생산량 확대를 지속 추진 중이다. 2020년까지 중국, 베트남, 터키에서의 생산기지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19만 톤 가량인 전체 크레오라 생산량 규모는 30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 관계자는 "한 발 앞선 수요예측과 설비증설을 통해 스판덱스 해외법인들이 시장점유율을 계속 늘려가면서 종속기업 실적을 이끈 측면이 있다"며 "생산 거점화 전략과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며 세계 1위 브랜드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