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통신망을 이용해 쓰나미를 미리 알리고 잠수함 감시로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등 바닷속 통신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 30일 인천 남항에서 서쪽으로 10km 떨어진 부근에서 SK텔레콤(대표 박정호)과 호서대 연구팀의 주도로 세계 최초 기지국 기반의 수중 통신기술이 시연됐다. 바닷속에 수중 기지국을 만드는 수중통신 방식 실증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수심 약 25m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신하는 역할을 하는 하이드로폰(음파수신기) 장비를 통해 전송된 데이터가 특수 장비(오실로스코프)를 통해 보여졌다. 수중 통신으로 문자와 사진이 실시간으로 전송됐으며 가상의 지진경보도 특수 장비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중 기지국 기반 통신망은 크게 '수중 센서-수중 기지국-해상 통신 부표'로 구성된다.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는 기지국을 거쳐 해상 통신 부표로 전달되고, 이 데이터가 다시 위성·LTE 등 통신망을 거쳐 지상으로 전송되는 구조다. 물 속에서는 음파를, 공기 중에서는 전파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연구진은 이날 기술시연에서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들이 기지국에 집적된 뒤 해상통신부표를 통해 육상으로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 "수중 통신, 더 풍요로운 인간의 삶 선도"

기지국 기반 수중 통신기술 연구책임자인 고학림 호서대 교수는 이날 수중통신망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더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가 가진 데이터를 연계해 새로운 가치창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학림 교수에 따르면 기지국 주변 수중 센서를 통해 수집된 국방관련 데이터, 해양 환경 데이터 등을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IoT 등과 결합하면 해양안전·수산자원보호·국방·해양탐사 및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즉 잠수함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국방용으로 이용 가능하며, 해양 선박 사고 발생 시에는 수중 기지국을 사고 위치에 설치해 잠수부나 수중 로봇과의 통신에 활용할 수 있다. 기지국 주변에서 바닷물의 해류·수온·염도·조류 속도 등의 빅데이터를 확보해 수자원 보호 및 해양 환경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호서대와 SK텔레콤은 오는 10월 수중 실험망의 기지국~해상부이간 통신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에는 수중기지국과 수중센서간 통신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날 SK텔레콤은 수집중인 수중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닷속 수중 기지국 건설을 위한 해저 망 설계기술 연구 현황을 공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수중 통신망 설계 기술은 바닷속 해저 기지국의 위치 및 커버리지 등을 정하는 것으로 해저 통신망 사업의 핵심이다.
SK텔레콤은 기지국 기반의 수중 통신망 연구를 위해 한국의 해안선과 해저 지형정보에 적합한 한국형 수중 통신망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수중망과 기존 육상망의 연동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 박진효 네트워크기술원장은 "SK텔레콤은 현재 재난망(PS-LTE), 철도망(LTE-R), 해상망(LTE-M) 및 수중망(DUMCN)에 대한 독립적 설계 및 연동 설계 기술 능력을 국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센싱 기반의 IoT망 설계 최적화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수중 통신망의 설계에 나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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