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5월까지 100억 달러 가까운 수주를 따내면서 올 연말까지는 작년 수주실적의 3배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표 권오갑, 강환구),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 대우조선해양 (대표 정성립) 등 조선3사는 올해 5월까지 93억7천만 달러를 수주했다. 작년 연간 수주실적이었던 64억 달러보다 30억 달러 가량 많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미포조선, 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올해 5월까지 총 62척, 38억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전년동기(12척, 10억달러) 대비 척수는 5배이상, 금액은 3.8배 증가한 것이다. 올해 수주목표를 75억 달러로 잡은 현대중공업그룹은 5월까지 51%인 38억달러를 달성한 상태다.
4월에도 21척·10억달러를 수주했는데, 5월에 20척·13억달러를 수주해 2개월 연속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며 장기간의 불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3사 중 가장 호성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유조선 8척, LNG선 2척, LNG-FSRU 1척, FLNG 1척, FPU 1척 등 총 13척, 48억달러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목표인 65억 달러의 74%에 이른다.
최근 미국 엔지니어링 업체 시원(SeaOne) 캐리비언과 총 15억달러(12척) 규모의 선박계약을 11월 체결가능성이 있는데 수주성공시 연간목표치의 97%를 달성하게 된다. 48억 달러 중 38억 달러가 굵직한 해양플랜트 발주였다는 점이 불안요소지만 시원 캐리비언 발주를 연내 성사시키고, 선박 발주를 열심히 채우면 목표치 초과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5월까지 LNG선 2척, VLCC 5척 등 총 7척, 7억7천만 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수주목표를 55억 달러로 잡은 대우조선해양은 5월까지 12%인 7억7천만 달러를 달성해 조선 3사 중 실적이 가장 좋지 않다. 5월까지 수주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6배 늘어났다는 점은 위안꺼리다.
대우조선해양은 4월 초 이후 두달넘게 신규수주가 없는 상태다. 열악한 재무구조로 수주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27억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무사히 인도하며 선주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성립 사장은 신규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하반기 수주반전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신조선시장의 발주 총량이 회복기조를 보일 것으로 보여 조선3사의 목표달성에 한 층 파란불이 켜진 상황이다. 선박 가격도 소폭 오르면서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나다는 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체로 선가가 오르면 발주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올해 3월(121포인트), 4월(122포인트)에 이어 5월에는 123포인트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유가가 40달러에서 50달러 구간으로 회복한 점도 희소식이다. 유가상승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베트남 석유회사 페트로베트남이 블록B 가스 프로젝트를 발주, 국내 대형 3사 모두 사전입찰자격심사에 참여했다. 수주규모는 1조 원 안팎으로 중앙처리플랫폼 상단 2만톤급 생산시설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조선3사가 올해 작년 수주실적의 세배인 180억 달러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나올 예정인 발주에 국내 조선3사가 줄줄이 입찰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이고 있는 수주증가는 지난 2014년 이후 밑바닥까지 추락한 조선업 경기가 점차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조선3사의 올해 수주량이 180억 달러를 넘어 2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