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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포비아...덜익어 핏물 흐르는 치킨은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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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포비아...덜익어 핏물 흐르는 치킨은 문제없다?
식중독, 기생충 감염 등 우려..어린이 특히 유의해야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7.07.10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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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상계동에 사는 손 모(남)씨는 치킨을 먹다 기겁했다. 닭다리에서 핏물이 배어나왔기 때문. 임산부인 아내는 더욱 놀랐다. 하지만 업체에서는 ‘본사에서 그렇게 나온 것’이라며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손 씨는 “안 익은 닭이 임산부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걱정이 되는데 점주는 알 바 아니라는 식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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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핏물이 떨어지는 닭고기.
서울 시흥동에 사는 문 모(여)씨도 중국집에서 배달을 시켰다가 덜 익은 돼지고기 탕수육을 먹었다고 황당해 했다. 하지만 업체에서는 ‘원래 덜 익히는 식으로 조리한다’고 대응했다. 바짝 익혀달라고 이야기하지 않은 소비자 탓이라며 되레 큰소리였다고.

문 씨는 “돼지고기는 익혀 먹어야 하는 고기로 알고 있는데 앞서 먹은 몇 점의 고기에 문제는 없을 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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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 익은 돼지고기 탕수육.
최근 덜 익은 고기 패티로 인해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덜 익은 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HUS는 장출혈대장균 감염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미국에서 지난 1982년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감염 증세를 보여 ‘햄버거병’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날고기에는 바이러스와 세균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덜 조리된 채 먹었을 경우 식중독 등이 발병할 수 있다. 특히 면역 체계가 약한 어린이들의 경우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덜 익혀도 괜찮은 것으로 알려진 소고기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소의 간이나 폐 등에는 기생충이 있을 수 있어 날 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간이나 폐에 있는 기생충이 ‘고기’로 감염되진 않는다.

돼지고기를 덜 익히면 톡소포자충 등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있다. 과거 사람의 분변 등과 접촉했을 당시에는 돼지가 기생충 알을 먹고 다시 사람에게 되돌아오는 식으로 감염되기도 했다.

최근엔 국내산 돼지는 사료로 키우기 때문에 1990년 이후 감염 사례가 보고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돼지고기에 의한 기생충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닭고기는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의한 불안감이 있다. 국내에는 AI가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가 없지만 외국에는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기 때문.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닭고기는 75℃ 이상에서 5분 이상 조리하면 AI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닭고기를 조리해 판매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등은 핏물이 배어나와도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75℃ 이상에서 제대로 조리됐을 경우라도 덜 익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안 익힌 닭고기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대로 75℃ 이상에서 조리됐다면 닭이 덜 익었을 가능성이 없다”며 “핏물이 보인다면 안 쪽까지 열이 가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AI 바이러스가 사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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