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부종에 실명 위험까지.. 화장품·염색제 부작용 실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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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부종에 실명 위험까지.. 화장품·염색제 부작용 실태 ‘충격’
  • 조지윤 기자 jujunn@csnews.co.kr
  • 승인 2016.0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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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을 위해 사용한 화장품과 염색약으로 심한 부작용을 겪은 피해 소비자들이 보상 관련 규정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라 성분이나 개인 피부 타입에 따라 각종 트러블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개인차’라며 외면당하기 일쑤고 보상받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2015년 한 해 동안 접수된 화장품 및 염색약 피해사례는 각각 67건, 28건으로 총 100여건에 달한다.

국내 화장품 염색약 시장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업체뿐 아니라 중외제약 동성제약 등 제약사와 수십개의 중소업체가 난립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명 브랜드 사용 후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제보도 끊이지 않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 ▶ 모낭염, 홍반 증상이 동반된 접촉성 피부염이 가장 많았고 ▶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는 부종 피해 등이 많았다. 염색약 부작용 역시 두피 발진, 가려움, 부종 등 접촉성 피부염 증세가 주를 이뤘다. 심한 경우 탈모와 눈썹 빠짐, 안면부종으로 인한 실명 위험 등의 심각한 진단을 받은 사례도 여럿이었다.

화장품의 경우 부작용이 주로 사용부위인 얼굴에만 발생한 데 반해 염색약은 직접 닿는 두피 뿐 아니라 얼굴이나 팔다리 등 부작용의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화장품과 염색약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범위가 대부분 얼굴 등 눈에 보이는 곳이라 피해자들의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1차 피해 후 원 상태로의 회복 과정이 쉽지 않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 부작용 보상 받기 위해 트러블 재연?... 예방 쉽지 않아

이처럼 부작용 사례가 적지 않지만 피해를 보상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화장품의 경우 적게는 2~4개에서 많게는 십여 가지가 넘는 단계별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트러블의 원인이 ‘특정 제품’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피해 보상 청구를 위해 문제 제품을 다시 사용하고 진단서를 끊어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사용 직후 바로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 역시 문제다. 처음에는 이상이 없다 시간이 오래 지난 후 특정 성분의 누적으로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샘플 사용 시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샘플에는 제조일자나 유통기한 표시 의무가 없어 오래된 제품일 경우 내용물 변질 우려가 크지만 아직까지 인터넷을 통해 버젓이 불법 유통이 되고 있다.

염색약 역시 ‘천연’, ‘옻이 오르지 않는’ 등 피부 트러블이 없다고 강조한 제품이 앞 다투어 출시되고 있지만 주성분에 대부분 페라페닐렌디아민(이하 PPD)이 포함되어 있어 부작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조사결과 시중에 판매중인 새치머리용 제품 10개 중 PPD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은 9개에 달했다.페라페닐렌디아민(이하 PPD)은 염색약 부작용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피부발진, 가려움, 부종, 탈모, 천식, 호흡장애 등의 부작용에 이어 눈에 장기간 접촉 시 시각장애로 인한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정청 식품정책과 관계자는 “PPD는 검은색을 내기 위해 첨가되는데 개인에 따라 알러지 반응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니 부작용 예방을 위해 염색약 사용 전 ‘페치테스트’로 안전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48시간이란 긴 시간 테스트를 시행하기 쉽지 않고, 미용실에서 시술하는 경우 역시 사실상 이런 사전 테스트는 불가능하다.

◆ 보상은 하늘의 별따기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에게 제조사 측은 ‘민감한 피부’, ‘특이체질' 등의 이유로 보상을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염색약의 경우 ‘페치테스트’라는 안정망을 거치지 않은 이용자 과실을 문제 삼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화장품 등 부작용 피해 시 치료비, 경비 및 일실소득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문제는 ‘특정 제품으로 인한 트러블’이란 사실이 증명돼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병원에서 ‘특정 제품’을 원인으로 꼽아 진단서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렵게 원인을 입증해 치료비용을 보상받는다고 해도 사후관리에 대한 보상범위를 두고 또 다시 갈등이 빚어진다.피부 트러블의 경우 1차 치료에 이어 2차적으로 피해 부위를 회복하기 위한 치료과정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미용을 위한 치료’로 비 급여항목에 포함돼 보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2차 치료비용은 고스란히 피해 소비자의 몫이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비 전체를 보상해줄 경우 소비자들이 이를 악용해 미용을 목적으로 한 관리비용까지 청구할 우려가 있어 이와 같은 원칙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화장품이나 염색약 종류가 늘어나면서 부작용 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실상 보상은 사각지대에 있다”며 “보상 받을 수 있는 진단서 발급 기준을 완화하고 부작용 피해자들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각한 만큼 빠르게 원상태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후속치료비 보상등의 규정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화장품 피해사례=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이 모(여.39세)씨는 20만원대의 명품 에센스 사용 후 오랜시간 고통을 겪었다. 사용 당일부터 얼굴이 간지럽고 붉어지더니 시간이 지나자 얼굴 전체에 트러블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용하는 제품이 많아 원인을 섣부르게 확신할 수 없었던 이 씨는 사용 중인 화장품 품목을 하나씩 줄여가나며 한달후에야 에센스 문제임을 알고 매장 측에 보상을 요구했다.‘에센스로 인한 트러블이라는 피부과 진단서’ 요구에 병원을 찾았지만 “특정화장품 때문에 발생한 피부질환임을 입증하려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의사소견에 보상요구를 포기해야 했다. 이 씨는 “치료비 보상 받으려고 조직검사까지...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 염색약 피해사례=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고 모(여)씨의 어머니는 얼마 전 염색약 부작용으로 끔찍한 경험을 했다. 새치머리 염색을 위해 염색약을 사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얼굴이 붓기 시작하더니 호흡곤란까지 발생해 병원에 입원했고 진단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혈관부종과 안면부종으로 인한 실명 위험’이라는 끔찍한 결과였다. 제조업체에 상황을 전했지만 “두피가 예민한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는 의례적인 대답만 받은 고 씨는 “실명의 위험까지 겪었는데 단순 부작용이라니 어이가 없다”고 탄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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