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식용란 등 수입검사 절차 안내'에 따르면 현재 계란(식용란) 수입 가능국가는 미국, 캐나다,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덴마크, 네덜란드, 태국, 일본 등 9개국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실제로 우리나라로 수입된 계란은 스페인산 100만 개뿐이다.
다만 수입 시 검사하는 항목 중 ‘잔류물질 48종’ 가운데 문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포함돼 있지 않아 안전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피프로닐’은 벼룩이나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앨 때 사용하는 맹독성 물질로 일정 기간 많이 섭취하면 간, 갑상샘, 신장 등이 망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 직접 섭취하는 동물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유럽발 계란 파동이 확산되자 식약처는 검사 대상에 ‘피프로닐’을 포함시켜 국내 수입된 제품을 조사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살충제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수입 계란을 대상으로 문제 성분가 있는지 조사 중에 있다”며 “식용란의 경우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산 계란뿐 아니라 국내산 계란 역시 살충제 성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8월 닭진드기 때문에 국내산 닭, 계란에 살충제를 직접 분사하는 경우가 잦다는 보도가 나왔던 바 있다.
당시 살충제에 함유된 ‘트리클로폰’ 성분이 닭의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돼 계란까지 오염시킬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리클로폰은 사람이 흡입하거나 섭취, 접촉했을 경우 구토와 경련, 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신경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맹독성 화학약품이다.
식약처는 ‘식품의 기준 및 규칙’을 통해 트리클로폰 축산물 잔류량 기준을 마련해놓고 있었지만 닭과 계란 등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다행히 산란계 및 계란을 대상으로 150건의 살충제 잔류검사를 벌여 허용치 이상으로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올해부터 계란과 닭고기 등에 살충제 잔류검사가 도입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살아있는 닭을 대상으로 살충제를 뿌리는 일이 잦아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국내산 달걀에서도 일부 농약 성분이 검출된다는 논란이 있는 만큼 진행 중인 조사 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축산농가에 대한 농약관리 전면 실태조사와 함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고 관련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7월 말 벨기에 당국은 일부 계란에서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네덜란드, 독일 등으로 확산되면서 ‘유럽발 계란 파동’이 발생했다. 외신들은 현재 계란 수백만 개가 리콜되고 있고 벨기에에서는 판매 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검찰은 자국 제약업체가 살충 효과를 높이기 위해 피프로닐을 섞은 살충제를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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