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증권사 발행어음 업무가 투자자들에게는 중위험·중수익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기업들에게는 자금 공급이 원활히 돌지 않는 이른 바 '돈맥경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타계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행어음업의 성패에 대해서는 자금 조달보다는 운용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사장은 27일 오전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지점에서 열린 '퍼스트 발행어음' 가입 현장에서 이 같이 밝히고 한투가 제시한 금리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금리로 책정됐으며 자금을 공급받는 기업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7일부터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퍼스트 발행어음'의 1호 가입자로 181일물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현재 운용할 수 있는 여력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금리로 책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1년 만기 발행어음의 수익률은 연 2.3%, 9개월 이상 1년 미만은 2.1%, 6개월 이상 9개월 미만은 2.0%로 책정했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발행어음형 CMA는 연 1.2%의 수익률이 제공된다.
특히 오는 30일에 개최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0개월 째 연 1.25%로 동결중인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어 27일부터 판매되는 발행어음 금리 여부가 상당한 관심을 모았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금리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정기예금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은 1년물 기준 연 2.3% 확정 금리인데 현재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연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6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에서는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 '왈츠회전예금2'가 연 2.07%로 가장 높았고 KE하나은행(행장 함영주) '하나머니세상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행장 허인) '국민수퍼고정금리형-만기일시지급식'이 연 1%로 가장 낮았다.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범위를 넓혀도 케이뱅크(행장 심성훈)의 '코드K 정기예금'이 연 2.1%, 한국카카오은행(대표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이 연 2% 금리를 적용해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금리가 더 높았다.
다만 만기와 상관없이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는 CMA형 발행어음은 기존 증권사 CMA 금리보다 소폭 높거나 비슷하다. CMA형 발행어음 금리는 연 1.2% 수준으로 현재 증권사 평균 CMA 금리가 0.9~1.25% 정도에 형성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이 RP형 기준 연 1.25%로 가장 높았고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과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이 연 .1.15%, 삼성증권(대표 윤용암)과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가 연 1.1%이다.
유 사장은 "기준 금리가 상승하면 발행어음 금리 상승을 검토하겠지만 현재 책정된 1년 기준 연 2.3%는 베스트라고 본다"면서 "현재 우리가 책정한 금리는 운용을 했을 때 경쟁상품 대비 비교 우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등도 현재 금융당국의 발행어음업 인가가 떨어지면 바로 발행어음 판매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유 사장은 발행어음업의 성패는 자본조달보다는 운용 측면에서 결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 사장은 "발행어음업은 자본조달보다는 운용의 경제학 측면에서 성패가 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대상을 찾아 운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가 더 기존 IB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대상을 발굴해오는 것에서 발행어음업 경쟁력이 차이가 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실기업 투자 우려에 대해서 유 사장은 부실요인은 크지 않겠으나 투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자마진이나 자기자본 안에서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200% 한도로 발행어음 조달이 가능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1조 원, 내년까지 4조 원, 2020년까지 8조 원 이상 조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50%는 기업금융에 사용해야하며 부동산 투자 비중은 30%까지 가능하다. 발행어음을 CMA 계좌와 연동하는 CMA형 발행어음을 운용하려면 35%는 유동 자산으로 갖고 있어야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