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최근 5년 사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년새 14%에서 63%로 치솟았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져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투옥이 장기화됨에 따라 성장전략 마련과 전략적 투자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의 긴장감은 상당히 고조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63.1%에 달한다. 이어 IM부문(24.4%)과 DP부문(10.4%) 순이다.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부문은 3%로 존재감이 미약하다.
5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반도체부문의 약진이 도드라진다. 2012년 14.4%에서 5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IM부문이 42%포인트 떨어졌고 CE부문도 5%포인트 하락했다.

IM과 CE부문은 비중뿐 아니라 이익 규모 자체도 감소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24조3천억 원으로 5년 전인 2012년 동기 대비 700% 가량 증가했다. 반면 IM는 14조900억 원에서 9조4천억 원, CE는 1조7천억 원에서 1조1천400억 원으로 각각 30% 이상 줄었다.
매출 사정도 다르지 않다. 올 들어 삼성전자 매출 중 반도체 비중은 30.6%로 2012년에 비해 13.3%포인트 높아졌다. IM은 46.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5년 전 52.6%에 비해선 낮아졌다.
IM은 매출이 줄지는 않았지만 CE부문은 올 3분기까지 32조4천억 원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6.1%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올 상반기 22조5000억 원의 시설 투자를 단행하며 초격차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들의 메모리 교체 수요가 줄어들고 업황 싸이클이 반전되면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총수 부재로 신사업 전략에 차질이 발생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구속 수감된 지 300일째를 맞게 된다. 실제 삼성전자가 현재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반도체 업황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은 10여 년 전 선제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과거 이건희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던 2008년 전년 보다 15% 늘어난 14조1천억 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매년 8조~1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이 9조 원을 들여 미국의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의 투자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총수 부재에도 자율주행차와 바이오헬스 등 신사업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조직개편에서 삼성전자 미래 먹거리 발굴을 맡게 된 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장은 지난달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타트업 콘퍼런스에서 “앞으로 더 큰 딜(인수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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