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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에서 베트남 성공기 다시 쓸까?...현지화 전략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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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에서 베트남 성공기 다시 쓸까?...현지화 전략으로 승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12.15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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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이 현지 증권사 지분 인수를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베트남에서의 성공사례를 또 재연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모두 시장규모에 비해 주식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잠재가치가 있는 반면 100여개에 가까운 증권사가 경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단빡증권' 지분 7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단빡증권은 인도네시아 114개 증권사 중 중위권 규모의 회사로 주식 및 채권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신주발행 인수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계약에서는 일반적인 계약과 달리 기존 주주들도 참여해 지분매각 대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투자증권에 피인수된 단빡증권은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낸 바 있어 이번에도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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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단빡증권 본사에서 한국투자증권이 단빡증권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6월 50위권 규모의 베트남 현지 증권사 EPS증권 지분 49%를 인수하며 합작법인 'KIS베트남'을 설립했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들이 해외 IB 딜 소싱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현지법인 성장에 주력하기 위해 진입장벽이 낮은 현지 증권사 인수 방식을 택했다.

KIS 베트남 직원 대부분을 현지인으로 고용해 현지화에 주력하면서 HTS·MTS를 비롯한 전반적인 시스템은 한국화하면서 빠르게 시장에 적응했다.

KIS 베트남은 설립 2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고 2015년에는 하노이 증권거래소 시장 점유율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중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브로커리지 외에도 LS전선 베트남 법인인 'LS전선 아시아'의 국내 상장 주관사 역할을 비롯해 IB 업무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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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실적은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전년 대비 76.2% 줄어든 9억7천만 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매년 10~20억 원 규모로 흑자를 내고 있어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성공적인 해외시장 정착사례로 꼽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도 약 2억5천만 명의 인구 중 주식투자자 비중이 0.2%에 불과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이 2009년 현지 증권사와의 합작사 형태로 처음 진출했고 키움증권(대표 권용원)과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에 이어 지난해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까지 총 4개 증권사가 진출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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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가 올해 상반기 온라인 브로커리지 점유율 30%, 오프라인 점유율은 4.04%를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5위에 올랐고 최근 35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IB업무 강화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현지 증권사인 다나렉사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형 HTS·MTS를 도입하면서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하고 추후 채권중개와 리테일 BK(주식중개) 영업 인프라 확충에 집중해 영역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4년 자카르타에 현지 사무소를 열어 시장조사 작업을 끝마친 상태다.

한편 이번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은 한국투자그룹의 장기목표인 '비전 2020'과도 연관돼있다. 비전 2020은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로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진출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을 주요 거점으로 목표를 삼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10년 베트남 현지 50위권이었던 중소형사를 인수해 5년 만에 TOP10으로 진입시킨 성공사례가 있다”면서 “이번 인도네시아 진출은 베트남에서 축적된 경험과 전략을 활용해 조기 TOP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 진입이라는 중장기 과제의 한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고 인수 의의를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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