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급등했던 증권주가 올들어 전반적으로 조정국면에 들어간 와중에도 키움증권(대표 이현)은 최고가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개인투자자 위주의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개인 주식투자 고객이 많은 키움증권이 최고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3일 종가 기준 키움증권 주가는 11만6000원으로 올해 초 30% 이상 상승했다. 현재 증권주 중에서 주가가 가장 높은 '대장주'인 키움증권은 지난 20일에는 장중 12만2000원까지 돌파하면서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증권주의 경우 한국금융지주(대표 김남구) 외에는 올 들어 주가부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5%), 미래에셋대우(-0.1%), 삼성증권(-2.5%) 등 대형주들은 소폭 증가에 그치거나 하락했다. 한국금융지주(대표 김남구)는 20.4% 올랐지만 한 때 9만 원선까지 돌파했던 주가가 최근 8만 원대 초반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주가 상승세의 바탕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익성 확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키움증권은 작년 말 기준 개인고객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25%를 기록할 정도로 브로커리지 영역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월간 기준 코스닥 시장 하루 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0조5356억 원으로 10조 원대를 돌파한 이후 지속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올해 1월 11조9526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가장 최근 기준이었던 3월에는 7조6403억 원으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 일평균 거래대금은 증가 추세다.
코스닥 거래대금의 증가는 수수료 수입 증가 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과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신용거래융자' 증가로 추가적인 수수료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일평균 신규거래계좌 개설건수는 약 3100건, 특히 1월 평균 개설건수는 약 4000여 건으로 타사에 비해 2~3배 이상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정길원 애널리스트는 "1분기에 코스닥을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26% 증가했는데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는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워 거래대금의 증가는 추가 비용없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최근 무료 수수료 도입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키움증권의 점유율이 올라가고 신규계좌 유입이 가속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지난 2월 전환사채우선주(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을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9000억 원대로 끌어올리면서 신용공여 여유가 생겨 추가 수수료 수익 창출이 가능해졌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지난 5일 출시한 '코스닥 벤처펀드'의 흥행이 수수료 수입 증가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선점효과 및 자기자본 증가에 따른 신용융자 증가 기대감으로 향후에도 브로커리지 및 이자수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자회사 수익성 개선과 함께 이익의 레벨 자체가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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