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대표 한성숙)의 주가가 최근 두 달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네이버 주식 56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가 속을 끓이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6월 말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약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투자하는 협약을 맺었는데 최근 네이버 주가가 제휴 당시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해 두 회사가 실시한 교차출자에 대해 주요 그룹 리스크 유형 중 하나로 보고 있어 네이버 지분 보유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종가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74만3000원으로 미래에셋대우의 네이버 주식 취득 단가(88만5000원)보다 16.05% 떨어졌다.
지난해 9월 한 때 71만7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올해 초 90만 원 중반까지 회복됐지만 이후 급락하면서 현재 70만 원 중반으로 내려간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가 '4차 산업혁명주'로서 그동안 주가 가치가 긍정적으로 반영됐지만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과 수익성 하락의 대한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불거진 네이버 포털 뉴스 댓글조작과 관련된 '드루킹 사태'까지 악재가 겹치고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 평가 손실을 본 것은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1%에 해당하는 4700여만 주를 당시 주당 1만550원으로 사들였는데 현재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25일 종가기준 9400원으로 매입 당시보다 주가가 10.9% 떨어져있다.
주가 하락과는 별개로 금융권에서도 지난해 당시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고 있는 점도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 1일 금융그룹통합감독 모범규준 시행을 앞두고 감독대상 7개 그룹(교보생명, 롯데, 미래에셋, 삼성, 한화, 현대차, DB)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있는데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 교차출자가 금융그룹 자본의 충실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배력 강화,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실행되는 우호그룹간 교차출자는 통상 처분제한 등 주식의 활용을 제한하는 특약이 부가돼 금융그룹의 자산처분, 지급여력 등을 제약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자사주 교환 등 그룹간 교차출자를 교차출자의 배경, 교환계약 특약 등을 고려해 자본의 충실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자본규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협약 당시 수 년간 매각제한과 기간이 지나면 콜옵션과 우선매수권 등이 발효되는 특약을 체결했다.
한편 양사는 국내 최다 이용자를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 금융 플랫폼과 국내 최대 금융투자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전문 금융 컨텐츠와 서비스를 접목함으로써 신규 디지털금융 비즈니스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용자 환경에 발 맞춘 신개념의 금융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두 회사는 자사주 상호투자 협약 이후 지난 3월 반반씩 출자해 2000억 원 규모로 아시아 유망 스타트업에 신규 투자하는 신규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장기적으로도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등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미래애셋대우 관계자는 "네이버와의 협약은 자사주 맞교환 케이스가 아니지만 당국에서는 몇 가지 요건때문에 100% 자본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한 것 같다"면서 "다만 투자목적자산으로 분류를 했고 위험값도 적용하는 등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주가하락으로 인한 지분평가 손실분에 대해서도 "매도 시점에 따라 손실여부에 영향을 미칠 뿐 중간 시가평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