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 4사가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리며, 연간 영업이익 8조 원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정유4사의 영업이익은 3조6819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조1828억 원 대비 4991억 원이나 늘었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이 1조5632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GS칼텍스(대표 허진수)가 8652억 원, 에쓰오일(대표 오스만 알-감디)이 6572억 원, 현대오일뱅크(대표 문종박)이 5963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분기에 주요 사업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딥체인지의 강력한 추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실적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657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현대오일뱅크에 뺏겼던 3위 자리를 되찾았다. 에쓰오일의 이익률은 4사 중 유일하게 1.2%포인트 상승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248억 원에 그쳤던 정유부문 영업익이 올해 3945억 원으로 15배 늘어나며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윤활과 석유화학 부문은 대규모 공장 정기보수 등의 요인으로 실적이 다소 악화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판매단가 상승으로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며 “영업이익은 정유부문 실적 개선에 힘입었다”고 밝혔다.
◆ 하반기 국제유가 상승·정제마진 개선 ‘청신호’...사상 첫 영업익 8조 원 돌파 눈앞
정유업계의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정제마진 상승 효과까지 더해져 연간 최대 실적 달성이 관측된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휘발유, 등유, 경유 등에 대한 수요 상승과 중국 소규모 정제설비들이 생산비용 증가를 이유로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하반기 정제마진은 견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정제 마진 반등과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힘입어 정유사의 하반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 역시 “사우디아라비아가 공식 석유 판매가격을 낮춰 아시아 지역 정유회사들의 원유 도입 원가가 줄어 정제마진이 늘어날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들여오고 있는 에쓰오일의 수익성 개선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유사들 역시 올해 최대 실적 달성을 위해 비(非)정유 부문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등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신사업으로 화학과 배터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GS칼텍스는 2조원을 투자해 2022년 완공하는 MFC(올레핀 생산시설)에서 연간 에틸렌 70만 톤과 폴리에틸렌 50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하반기에 2014년부터 4조8000억 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ODC)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해당 설비는 이미 2분기 시운전에 들어갔으며 RUC가 3분기에 ODC는 4분기 중 가동될 전망이다. 설비가 모두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영업익 증가가 예상된다.
이밖에도 상장 준비가 막바지에 돌입한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중질유 분을 이용한 올레핀 생산설비(HPC)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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