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식품 유통기한 '넉넉하다'?...믿고 구매했다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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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식품 유통기한 '넉넉하다'?...믿고 구매했다 낭패
10개중 6개는 표시 아예 없거나 두루뭉술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8.11.21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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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울산 중구 유곡동에 사는 조 모(여)씨는 만 2세인 아기를 위해 베이비워터를 쿠팡에서 주문해 먹이고 있다. 별 의심없이 이용하다가 어느 날 물의 유통기한을 본 조 씨는 깜짝 놀랐다. 10월 말에 배송을 받았는데 유통기한이 9월24일까지였던 것. 조 씨는 “믿고 샀기에 1년 이상 먹이면서 유통기한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며 “정말 황당하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2 부산 사상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G마켓에서 유산균 8개월분을 주문 후 문의글을 확인 하다 ‘유통기한이 4개월 남은 제품을 받았다’는 글을 보게 됐다. 혹시나싶어 8개월 이상의 넉넉한 제품으로 보내달라고 했지만 '2019년 2월까지'로 역시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제품이었다. 고객센터에 항의했지만 “상세정보를 누르면 확인할 수 있다”며 이 씨의 부주의를 탓했다고. 이 씨는 “8개월분 분량인데 유통기한 4개월 남은 제품을 보내는 건 무슨 경우냐”며 황당해했다.

온라인몰에서 식품을 샀다가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임박한 제품을 받아 낭패를 겪는 소비자들이 많다. 제품 정보에 유통기한이 아예 기재돼 있지 않거나 "넉넉하게 남아있다"는 등의 두루뭉술한 표기로 부실한 정보를 안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에도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제품의 유통기한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 제보가 지난 한달새에만 15건이나 제기됐다. 이중 식품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요 피해 내용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구매한 사례였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받은 경우가 뒤를 이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가 제품의 정보를 잘 알고 고를 수 있도록 제조연월일, 유통기한 또는 품질유지기한 등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셈이다.

지난 19일 주요 온라인몰 7개사(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쿠팡, 위메프, 티몬)에서 판매하는 멸균우유의 유통기한 표시사항을 조사한 결과 제품 정보를 설명하는 첫 페이지에서 정확한 유통기한을 표시하는 곳은 약 40%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셜커머스 3사의 표기가 오픈마켓 4개 업체에 비해 더 부실했다.

멸균우유를 검색해 상위에 노출되는 4개 제품의 유통기한 정보를 확인한 결과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첫 페이지에서 유통기한이 명확히 표시된 경우 'O', 구체적 날짜 표기 없이 '유통기한이 넉넉하다'는 등의 간략한 설명이 있는 경우 '△', 아무런 안내가 없는 것은 'X'로 표시했다.

그 결과 소셜커머스인 티몬과 위메프, 쿠팡은 상품 상세페이지에서 유통기한 표기가 10% 수준에 그쳐 아주 부실했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 앙팡'만이 첫 화면에서 명확한 유통기한을 알리고 있었다. 쿠팡의 '연세우유'와 티몬의 '매일/동원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넉넉한 제품으로 발송한다" "수시 입고 상품으로 정확한 문의는 소비자상담실로 하라'는 안내가 돼 있다.

그 외에 9개 제품은 첫 화면에서 유통기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다만 다른 페이지인 상품정보나 상품고시란에 유통기한이 "제조일로부터 6~7주" "상담실에 문의하라"고만 안내돼 있다.

쿠팡은 자체 물류창고에서 배송이 이뤄지는 '로켓배송' 상품의 경우 유통기한을 첫 화면에서 고지하고 있었지만 일반 판매자 상품은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쿠팡 측은 "이커머스 특성상 판매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제할 수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위메프는 유통기한 표기에 대해 ‘전자상거래 상품정보제공 고시’에 따라 자율적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상품정보제공 고시’에 따르면 식품의 유통기한 등의 정보 제공이 어려운 경우 그 사유와 그에 준하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식품의 경우 각 제품의 유통기한을 표기하고 상시 입고,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추가문의는 Q&A 게시판 이용하기를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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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에 비해 62.5%가 첫 화면에서 유통기한을 찾아볼 수 있어 비교적 표기가 잘 이행되고 있었다.

특히 G마켓과 옥션은 4개 제품 중 3개 제품 모두 첫 페이지에서 정확한 유통기한을 표시했다. G마켓의 나머지 1개 상품은 '수시 입고 상품으로 게시판으로 문의바란다'는 안내를 띄웠다. 옥션 1개 상품은 '제조일로부터 1년'이라고 표기하고 있어 명확한 유통기한은 알기 어려웠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유통기한이 민감한 상품의 경우 판매자들에게 상품페이지에서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노출되도록 가이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준수하지 않는 판매자에게는 패널티를 줘 유통기한 표기가 제대로 될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1번가도 4개 제품 중 3개 제품은 유통기한을 첫 화면에서 찾아볼 수 있었지만 1개 제품은 없었다.

오픈마켓 중에서는 인터파크의 유통기한 표기가 가장 부실했다.

4개 제품 중 한 개만 유통기한 표기가 제대로 이뤄졌고 나머지 두 개는 정확한 날짜를 알기 어렵다는 내용의 안내만 있었다. 한 개 제품은 아예 정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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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넉넉한 유통기한, 두루뭉술한 표현 문제 없나?...온라인 구매시 정보 체크 필수

유통기한을 명확하게 표기하지 않은 경우 소비자들이 문의게시판에 정확한 일자를 묻는 글이 많다.

업계에서는 정확한 유통기한이나 제조일자 표기가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수시로 제품이 입출고되고 상황에서 각각의 유통기한을 기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티몬 관계자는 "첫 화면에는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게시하고 있다"며 "유통기한에 대한 정보는 상품고시에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유통기한이 아닌 몇 개월 이상 유통기한이 남은 제품을 배송한다고 기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정확한 유통기한이 아닌 '유통기한이 넉넉하게 남은 제품을 배달한다'는 등의 문구는 통상적으로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이지만 위반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판단 여부는 각각의 사례를 조사해서 관련부처와 협의해 법 취지에 어긋남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몰에서 식품을 살 때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제품의 가격이나 브랜드만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온라인의 경우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산지, GMO여부, 유통기한 등 중요 정보를 반드시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필수정보의 경우 상품정보 페이지에 게시돼야 하는데 업체에 따라 메인이 아닌 상품문의 등 다른 페이지에 정보를 고시하는 경우도 있다. 만일 원산지, GMO여부, 유통기한 등 중요 정보가 고시돼있지 않다면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위반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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