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개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기업대출 잔액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은행(행장 송종욱)과 제주은행(행장 서현주) 외에는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이 모두 늘었다. 특히 전북은행(행장 임용택)과 경남은행(행장 황윤철)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은 48조9672억 원으로 전년도 46조9016억 원에 비해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잔액은 86조2855억 원에서 88조515억 원으로 2% 늘었다.
부산은행(행장 빈대인)과 경남은행, 대구은행(행장 김태오)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기업대출보다 높았는데 BNK금융지주에 속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10%에 육박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부산은행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1위로 나타났다. 기업 대출금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부산은행으로 2위 대구은행에 1조2815억 원가량 앞섰다. 작년 기업 대출은 26조39억 원으로 2017년보다 2%, 가계 대출은 11조1833억 원으로 5.1% 증가했다.
경남은행의 기업대출은 18조869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 가계대출은 10조7181억 원으로 8.9% 각각 증가했다.
대구은행의 기업대출은 24조72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9조6763억 원으로 3.2% 증가했다.
JB금융지주에 속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대출 규모를 줄이고 실속을 챙겼다. 특히 광주은행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기업과 가계 대출금 잔액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광주은행 기업대출은 8조92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가계 대출 감소폭은 더욱 컸다. 가계대출은 8조9145억 원으로 2.8% 감소했다. 수도권 진출, 가계대출 확대 등 그간의 공격적 경영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전북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은 6조9898억 원으로 1.1% 늘고 가계대출은 6조5557억 원으로 10.3% 늘었다.
이밖에도 제주은행은 기업 대출이 4.2% 증가한 2조5444억 원으로 집계된 반면, 가계 대출은 1조9193억 원으로 0.1%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지방은행의 가계 대출 감소가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억제 기조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여전히 상당수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기업 대출 대비 높게 나타나는 부분은 신규 아파트 물량 집중 등 시기적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아파트 물량이 많아져 아파트 대출이 급증하게 됐다”며 “시기상 가계대출 비중이 높아졌을 뿐이지 기업보다 가계대출에 집중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일부 지방은행이 지역 경제가 부진하자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늘려 본연의 역할이 퇴색되고 있다”며 기업대출을 늘리도록 요구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