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보험약관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대부분의 가정이 보험에 가입하고 의무보험 등에 의해 보장받고 있지만 보험 가입 시 따라오는 약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며 “암호문 같은 보험약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바꾸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국민인식 실태조사에서도 금융상품 선택 시 보험 약관이 가장 중요하지만 내용이 어려워 불편하다는 응답이 88.6%를 차지했다.
지난 1월23일 대통령 주재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에서도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써져 있는 보험약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어 “보험약관은 보험금의 지급범위를 포함한 소비자가 알아야할 권리와 의무가 상세히 나와있는 보험사와 계약자간의 약속을 표시하는 중요한 문서이자 보험금 지급과 소비자 민원 및 분쟁의 판단기준”이라며 “지금까지 금융당국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수차례 보험약관 체계를 개선해 왔으나 소비자의 관점이 아닌 전문가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은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약관을 만들기 위해 금융위, 금감원, 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및 소비자단체가 참여한 ‘보험약관 제도개선 TF를 운영하고 소비자가 어려워하는 약관 내용은 쉬운 용어로 대체할 방침이다.
보험협회 내 보험상품 협의기구에 일반 소비자를 직접 참여시켜 보험약관 이해도평가에도 일반 소비자 참여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등 약관 작성, 검증, 평가 전 과정을 소비자 관점 위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또한 ICT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약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해하기 쉬운 보험약관이 만들어지더라도 실생활에서 간편하게 보험약관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보험사 홈페이지, 모바일 앱 등 보험약관을 간편하게 검색 및 확인하도록 하고 어려운 약관사항에 대해 실시간 채팅, 챗봇 등을 통해 바로 묻고 답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소비자가 약관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활동과 함께 보험약관 개정 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무엇보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보험약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제일 중요하다”며 “이 자리가 금융당국, 보험업계, 학계, 소비자단체가 보험약관의 문제점을 가감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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