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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30분 배송 서비스' 칼 뽑더니 슬그머니 '없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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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30분 배송 서비스' 칼 뽑더니 슬그머니 '없던 일로'
안전 우려 고조되자 입장 표명없이 시간 끌기만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05.0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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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가 안전성 우려로 도입 시기 재검토에 나선 ‘30분 배송 서비스’에 대해 한 달이 넘도록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통 업계의 빠른 배송 트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섣불리 나섰다가 소비자 신뢰만 떨어뜨린 격이다.

롯데마트가 30분 배송 서비스 도입을 처음 밝힌 것은 지난해 말. 당시 마트사업 수장을 맡고 있던 김종인 대표(현 롯데자이언츠 대표)는 서울 금천점을 30분 배송 시험대로 삼고자 했다.

30분 배송 서비스는 아마존처럼 고객들이 매대 앞에서 장바구니를 들지 않고 QR코드로 찍으면 30분 이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언제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는 신동빈 회장의 옴니채널의 일환이기도 하다.

롯데마트는 이르면 2월에 서울 잠실점과 금천점에 오토바이 퀵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30분 배송 서비스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피자헛과 도미노피자 배달원이 배달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사건이 재조명 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롯데마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는 올 들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세부 내용을 설계하면서 이른바 ‘총알 배송’에 따른 교통사고 예방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30분 내 배달 등의 무리한 요구가 사라져야 한다는 맥락이다. 개정안은 2020년 1월 16일부터 시행된다.

배달 업계 한 관계자는 “배송 시간에 제한을 두면 끼어들기 등 위험한 움직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달기사들이 속도보다 안전을 중시하도록 캠페인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한 해에 발생하는 이륜자동차 사망자수는 400여명에 달한다. 부상자는 1만5000명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비판 여론 속에서도 30분 배송 서비스 도입을 강행했으나 지난 3월 말 결국 도입 시기 등을 재검토 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당시 지난 연말 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문영표 대표가 안전을 고려해 퀵배송 서비스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롯데마트는 30분 배송 서비스와 관련한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여론이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30분 배송 서비스 도입과 안전책 마련 등에 대한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의 30분 배송 서비스가 안전 위험뿐 아니라 실효성도 높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 주 고객층인 맞벌이 가정은 퇴근 후에 제품을 받아보면 되기 때문에 30분 이내의 빠른 배송이 얼마나 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퀵배송 서비스의 도입은 롯데마트가 처음이 아니다”라며 “2년 전 한 대형마트가 1시간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었는데 배송비 문제 등으로 인기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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