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글로벌 게임 공급사와 손잡고 5G 기반의 모바일 클라우드 게임 경쟁에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설치 과정 없이 게임에 필요한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스트리밍해 즐기는 방식이다. 서버 자체에서 게임이 구동되는 만큼 5G 통신망만 있으면 저사양 기기에서도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업계 선두 SK텔레콤은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10월부터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게임인 ‘엑스박스’의 고화질·대용량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 없이 무제한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이 독점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현재 체험단을 모집 중이다. 엑스 클라우드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원하는 게임을 골라 게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체험단에 올 연말까지 서비스를 제공한 후 대상을 타 이통사 고객 대상까지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 유력한 분야에 기업이 움직이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면서 “국내 최대 인프라를 지닌 우리로선 안정된 통신망으로 고객들에 고퀄리티 게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사 중 가장 먼저 클라우드 게임을 고객에 제공 중이다. 해외에서 운영되던 글로벌 컴퓨터 그래픽 기업 엔비디아의 데이터 서버를 국내에 설치, 5G를 적용, 무료 체험 방식으로 선보인 것. LG유플러스 프리미엄 요금제(월 9만5000원) 이상 고객은 10월 말까지 엔비디아 클라우드 게임 ‘지포스 나우’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 시절에는 Full HD, UHD 등 동영상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지만 5G는 망 자체가 고용량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5G는 스트리밍으로 미러링이 가능하고 클라우드 게임은 하이퀄리티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바로 쏴줄 수 있어 소비자에 매력적일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패드는 물론 시중에 출시된 블루투스 패드와 전부 호환돼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도 아직 클라우드 게임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플랜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올해 안으로 관련 서비스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먼저 시장 전망은 밝다. 지난 4월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4700억 원에서 2023년 6배 이상인 약 3조400억 원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네트워크 및 와이파이 환경이 구성된 장소라면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상용화만 된다면 게이머들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 통신사 관계자도 “요즘 괜찮은 게임들 용량을 보면 최대 180GB까지 차지해 스마트폰, 심지어 PC에서도 다운받아 즐기기 버거울 때가 많다”면서 “5G로 마땅히 즐길만한 콘텐츠가 부족한 현 시점에서 클라우드 게임은 고객 입장에서 상당히 편할 것”이라 말했다.
다만 지속적인 콘텐츠 확보는 꾸준한 과제다. 이미 시장에 온라인 기반 스트리밍 게임 등의 대체 자원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저장매체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PC, 콘솔의 편의성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과제다. 또 시간당 데이터를 계속 전송하려면 트래픽도 상당히 발생하는데 현재의 5G망이 지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잠시라도 게임이 지연되는 걸 참지 못하는 게이머들의 마음도 사야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본격 상용화는 아니지만 지포스 나우를 즐기는 고객들 사이에서 버벅거림 현상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통신망이 불안하면 버튼 조작조차도 실행이 안 될 수도 있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상용화를 시작한 5G는 이달 초 가입자 250만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5G 가입자 중 80% 이상이 고가 요금제(월 8만 원 이상)를 쓰고 있어 통신사들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통신 3사 모두 올 1분기 대비 2분기 평균 매출이 늘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0.4%, KT는 0.8% 증가했다. 각각 7, 4, 8분기 만에 증가세다. 눈길을 사로잡을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통신사들은 5G에 특화된 서비스, 특히 클라우드 게임 개발에 집중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더 얻겠다는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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