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무려 20배 이상 급증한 213건으로 가장 많은 분쟁조정 신청 건수를 기록했고 5배 이상 증가(120건)한 유진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반면 2018년에 분쟁건수 1,2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대우(109건)와 한국투자증권(89건)은 소폭 감소로 3,4위 자리를 지켰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1개 증권사 분쟁조정 신청(반복건 제외)은 총 862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8개 증권사에서 485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이뤄진 것에 비해 77.7% 급증했다.
증권업계 분쟁건수는 2016년 725건에서 이듬해 394건으로 대폭 감소했지만, 이후 3년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분쟁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증권사는 KB증권으로 2018년 10건에서 지난해 213건으로 무려 203건(2030%)이 늘었다. 2018년 0건이었던 분쟁조정건 소제기 건수도 지난해 8건 발생했다.
자체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연이어 발생한 전산장애 여파로 풀이된다. 1월 17일 HTS·MTS에서 관심종목이 조회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고 2월 28일에는 MTS인 일부 서버에서 시세 조회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KB증권은 전산장애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피해보상액을 제시하는 선에서 사태를 수습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개별 손해액을 배상하라"며 단체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KB증권 측은 "시스템 관리 체계 점검 및 시행으로 발생 가능한 각종 장애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관리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9일 오전 장 개시 직후 2시간 57분간 주식 매매를 비롯한 거래 시스템 장애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투자자들은 정상적인 상품 거래를 하지 못했다며 손실 보전을 요구했고 회사 측은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와 투자자 소송을 의미하는 소제기 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피해를 본 고객에 개별 접촉 등을 통해 보상을 진행했고 이후 추가민원 발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56건)과 유안타증권(56건)과 대신증권(38건) 등도 전년보다 분쟁조정이 늘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전산장애가 발생하며 분쟁건수가 100건이 넘었지만 2018년 차세대 전산 시스템 장애의 기저효과로 여파로 30건(21.6%) 감소한 109건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전년 대비 18건(16.8%) 감소한 89건을 기록했다.
분쟁건수 증가의 주 요인인 전산장애는 MTS 거래 활성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주문 매체별 주식 거래 비중에서 MTS는 40%를 넘어 활용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HTS는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유선 기반인 HTS와 달리 무선 네트워크인 MTS는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용 고객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만큼 추가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