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에이리스' 복용 후 온몸 두드러기로 병원행…제약사 "보상 의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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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에이리스' 복용 후 온몸 두드러기로 병원행…제약사 "보상 의무 없어"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3.1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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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이자제약(대표 오동욱)의 경구피임약 '에이리스'를 복용한 소비자가 심각한 피부 발진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소비자는 증상이 심각한데도 업체 측으로부터 일소득은 물론 병원비와 약제비 보상 모두 거부당했다고 분개했다. 

업체 측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에 의거해 사망이나 장애 또는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 30만 원 이상인 경우만 피해보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부작용에 대한 의학적 설명만 가능하며 보상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태도를 고수해 소비자 화를 키웠다.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하는 나 모(여)씨는 생리가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는 문제로 지난 달 15일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생리 중단을 위해 경구피임약 복용을 권고받은 나 씨는 약국을 들러 한국화이자제약의 '에이리스정'을 1만 원을 주고 구매했다.

15일 저녁에 한 알, 16일 오전에 한 알을 복용했는데 6시간 뒤 목 부위가 가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별일 아니겠거니 생각했으나 17일 기상 후 가려움증을 동반한 두드러기가 온 몸에 올라왔다. 

복용을 즉시 중단하고 병원 방문을 위해 연차를 냈다. 병원에서는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발진이 의심된다'며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 성분의 약물을 처방했다. 그러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더욱 심해져 그 다음 날 반차를 내고 병원을 다시 방문해 주사를 맞은 뒤 약을 변경했다.
 

▲나 씨는 피임약 부작용으로 17일 연차를 내고 처음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나 씨는 피임약 부작용으로 17일 연차를 내고 처음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증세가 개선되지 않자 18일 피부과에 방문해 주사를 맞고 약을 변경했다
▲증세가 개선되지 않자 18일 피부과에 방문해 주사를 맞고 약을 변경했다

나 씨는 증상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자 한국화이자제약 측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치료비 등 보상을 요구하려 했다. 그러나 홈페이지상에 안내된 대표번호는 불통이었고 수신자부담 번호로만 연결이 가능했다. 

다른 부서로 전화 넘김이 계속된 끝에 겨우 상담사와 통화할 수 있었으나 상담사는 별도의 보상 정책은 없으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운영하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절차에 따라 사망이나 장애 또는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 30만 원 이상인 경우만 피해보상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보상은 안 되는 대신 부작용에 대한 의학적 설명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나 씨는 이후에도 가려움증과 발진이 계속돼 반차를 사용하고 병원을 두 차례나 더 방문했으며 진료를 받기 위해 장시간 대기해야 했다. 
 

▲19일 가려움 증상이 더욱 심해져 또 다른 피부과에 방문해 주사를 맞고 또 다른 약을 처방받았다
▲19일 가려움 증상이 더욱 심해져 또 다른 피부과에 방문해 주사를 맞고 또 다른 약을 처방받았다
▲20일에는 목구멍이 부은 느낌이 들었으며 가려움과 전신 발진으로 인한 고통이 지속됐다. 주사를 맞기 위해 오전 내내 병원에 대기해야 했다
▲20일에는 목구멍이 부은 느낌이 들었으며 가려움과 전신 발진으로 인한 고통이 지속됐다. 주사를 맞기 위해 오전 내내 병원에 대기해야 했다

나 씨는 "빨리 낫기 위해선 입원하고 수액을 맞아야 한다는 의사의 조언이 있었으나 아이가 있다보니 입원이 힘든 상황이었다. 사정을 설명하자 진료가 힘든 주말에는 응급실에 가서 주사를 맞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진 및 가려움증이 아직까지도 수그러들지 않아 스테로이드 성분의 크림을 매일 바르고 알레르기 약을 복용 중이다. 화장으로 두드러기를 가리는 것도 쉽지 않아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판"이라면서 "만성두드러기로 발전될 것 같아 두렵다. 피임약 복용을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피임약 부작용으로 손실액은 피임약 1만 원과 피임약 부작용으로 인한 진료비·약제비 17만 원, 일소득 13만5000원, 교통비 8만 원 등으로 40만 원에 달한다는 게 나 씨의 주장이다. 

나 씨는 병원비나 약제비, 일소득 등 경제적 보상에서 나아가 정신적 피해보상을 원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일처리 방식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장기적인 두드러기로 인한 스트레스가 막심하다는 설명이다.

한국화이자제약 측은 의약품 부작용과 관련한 피해보상 요청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절차를 따르고 있으며 소비자로부터 보상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부작용에 대한 보상정책이 없다는 안내가 나간 것으로 파악되는데 화이자에서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절차를 따르고 있다"면서 "피해보상 절차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의약품 부작용 발생 시 업체가 치료비뿐 아니라 경비(교통비)와 일 실소득 등을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상 협의 시에는 ▶의약품으로 인한 부작용이라는 전문의 소견서와 ▶영수증 ▶임금 내역서 등의 증빙서류를 업체 측에 발송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제시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도 어려우며 기준 자체에 법적 강제력이 없어 피해보상은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다.

대개는 도의적인 차원의 치료비 보상만 이뤄지는 실정이다. 또한 일부 업체에서는 부작용을 제품 표면과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고 개인마다 증상이 달리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보상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운영하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에서도 피해보상 가능 조건을 사망이나 장애 또는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 30만 원 이상인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치료비 외 금전적인 보상을 할 법적 책임은 없으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규정에 따라 치료비뿐만 아니라 약제비, 교통비, 일일 소득 등에 대한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개인의 특성이나 컨디션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접수되면 유형화한 뒤 피해 고객에게 중간중간 연락하며 보상 과정을 진행한다. PM(Product manager, 제품 관리자) 등 관여도가 높은 담당자와 연결해 감정 케어를 해주면서 최대한 잘 마무리되도록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부작용 피해를 줄이려면 의약품 복용 전 포장이나 용기에 표시된 안전사용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한 후 복용해야 한다. 부작용이 일어나면 사용을 즉시 중지하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 단체·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실관계와 소비자가 제출하는 입증 자료, 병원 진료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의약품과 부작용간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면 업체가 배상하도록 합의 권고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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