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주시 금암1동사무소에 따르면 작년 1월 사랑의 쌀 뒤주를 마련한 뒤 항상 200㎏씩을 채워놓았으나 도난 사건이 잇따르면서 최근에는 하루 20kg씩만 넣어두고 있다.
이 뒤주는 '이웃을 돕고 싶은 시민은 언제든지 쌀을 채워주고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은 자유롭게 필요한 만큼 가져가게 하자'는 사랑나눔 운동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이런 뜻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고 지역 내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실직자 등에게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200kg이면 일주일을 넘겼던 뒤주가 언제부터인가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텅텅 비곤 했다.
인근의 자취생과 상인들이 야간을 틈타 쌀을 무더기로 퍼갔기 때문이다.
최정규 시민생활담당은 "실제 쌀이 필요한 저소득층은 뒤주 옆에 비치해놓은 작은 봉투 하나씩만 채워가는데 일부 시민은 배낭이나 포대를 가져와 몽땅 쓸어담아 가곤 한다"며 "특히 이들 대부분은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습적으로 이런 얌체 짓을 한다"고 씁쓸해했다.
동사무소는 정작 어려운 이웃들이 쌀을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자 뒤주에 채워넣는 쌀을 줄이고 별도의 보관함을 만들어 이들에게 내주고 있다.
최 담당은 "생계를 잇기 곤란한 저소득층에게는 귀한 쌀인데 죄의식 없이 마구잡이로 퍼가는 사람들을 보면 허탈하기 그지 없다"며 "뒤주를 계속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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