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경기도 부천에 사는 고 모(여)씨는 작년 8월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 청소기를 9만5920원에 구매했다. 7개월쯤 사용한 무렵 누수가 발생해 AS를 신청했다. 지난 4월 21일 제품이 본사로 수거됐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이후 연락이 없어 수차례 고객센터에 전화해도 단 한 번 연결되지 않았다고. 고 씨는 “AS를 보낸 후 3개월간 연락이 안 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다”며 “제품 구매 후 7개월 밖에 사용하지 못했는데 환불이든 반품이든 조치받고 싶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례2. 경북 경주시에 사는 박 모(여)씨도 지난해 초 한경희생활과학 청소기를 10만 원 가량에 구매했다. 올 초 고장 나 AS를 신청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부품 재고가 없어 들어오면 연락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두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다시 문의하자 4월 말 수거해가서는 6월 3일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는 상태다. 박 씨는 “물건을 가져 간 뒤 아무 소식도 없고 연락을 피하는 건지 답답함만 커져간다”며 “청소기만 기다리며 몇 주째 청소도 제대로 못했는데 일좀 빠르게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가성비 가전제품으로 인기를 끌던 한경희생활과학이 최근 AS 불통 문제로 원성을 사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인원보강을 통해 이달 내로 고객센터를 정상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달에도 소비자가만드는 신문의 취재에 똑같은 대답을 했었다.
올해 들어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한경희생활과학의 AS 문제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 불만이 하루에도 수 건씩 발생하고 있다.
제품에 문제가 생겨 고객센터에 수십차례 연락해도 연결되지 않아 AS를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대부분이다. 운 좋게 AS를 맡긴 경우에도 2, 3개월째 처리여부나 배송 등 아무런 정보를 알 수 없어 애를 태우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지난 4월 30일에도 기사(https://www.consumer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5453)를 통해 한경희생활과학의 고객센터 불통 문제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업체 관계자는 “3월 중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자진 퇴사와 구조 조정 등 내부적으로 고객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며 “홈페이지에는 답변이 달리지 않았지만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한경희생활과학 고객센터의 불통을 호소했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금천구에 소재한 한경희생활과학 본사에 직접 찾아갔지만 당시 답변했던 관계자들은 모두 퇴사한 상태였다.
취재 중 만난 한 회사 관계자는 경영 상황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현재 직원들이 대거 빠져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고 본인도 곧 퇴사 예정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국소비자원에서도 한경희생활과학의 AS문제가 접수됐지만 본사와의 연락이 닿지 않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사례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최근 한 소비자가 AS문제로 민원을 제기해 한경희생활과학 측과의 연락을 취해봤으나 일절 연락도 되지 않고 이전에 연락하던 직원도 퇴사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AS는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의 의무지만 그렇다고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이런 경우 소비자 개인이 소를 제기하는 방법 외엔 해결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