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께 지하철 2호선 용두역에서 신설동역으로 달리던 전동차가 앞서 가던 전동차에서 선로로 떨어진 승무원 김모(39)씨를 치어 김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전동차 기관사(41)는 경찰에서 "선로에 쓰러져 있던 김씨를 발견하고 급제동을 시도했지만 멈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당시 배탈을 앓고 있었다는 동료들의 진술을 토대로 김씨가 기관실 문을 열고 용변을 보려다 선로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지하철 전동차 승무원들은 기관실에 화장실이 설치돼 있지 않고 한번 운행을 시작하면 보통 3~4시간씩 기관실을 빠져나올 수 없어 갑작스런 생리현상 해결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 서울메트로 노조 측은 "승무원들의 생리적 현상 해결을 위해 여건이 허락되는 지하철역에서는 승강장 부근에 간이화장실을 설치해줄 것을 누차 요구해 왔으나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이 같은 사고가 났다"며 근본적인 재발 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난 2002년께 1호선 청량리역과 3호선 구파발역, 4호선 당고개역에 승강장과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승무원용 간이화장실을 설치한 바 있다"면서도 "지하 구조물의 특성상 냄새.하수 처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승강장 부근에 승무원용 간이화장실을 많이 설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렇지만 현재 관련부서에서 정거장 3곳에 대해 간이화장실 추가 설치를 검토 중이고, 기관사실에 휴대용 간이 변기를 비치하는 문제도 노사 합의만 이뤄지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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