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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⑭-분양] 허위과장에 속아 계약했는데...시행사는 분양대행사에 책임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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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⑭-분양] 허위과장에 속아 계약했는데...시행사는 분양대행사에 책임 미뤄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1.07.06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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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이나 배달앱, SNS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플랫폼)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상품 공급자 외에 플랫폼 제공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다. 플랫폼 운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소비자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나 온라인의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하는 대리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제도에 있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브랜드를 믿고 거래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본사는 가맹점 뒤에 숨어 뒷짐을 지고 있기 일쑤다. 법적으로 본사에 책임을 묻을 수있는 규정도 전혀 없어 소비자 피해 구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2021년 ‘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 기획 시리즈를 통해 가맹제도에 따른 소비자 피해 연대 책임 문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 전라북도 군산에 거주하는 이 모(여) 씨는 지난해 1월 다락방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양대행사 직원의 말에 세움종합건설 오피스텔인 세움펠리피아를 매입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입주 당시 천장에 달린 스프링클러 때문에 다락방을 주거용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프링클러는 25cm 높이로 돌출돼 다락방 천장과 벽면을 관통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명이 구두로 이뤄져 허위과장광고 증거가 없고 건설사 역시 분양 홍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 문제해결이 어려웠다. 이 씨는 "거주용 다락방이 있다는 이유로 2600만 원 더 비싼 최상층을 구매했는데 무용지물이 됐다"고 했다.

#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는 정 모(여) 씨는 지난 3월 분양대행사를 통해 코람코자산신탁이 시행하고 토광건설이 시공한 첨단미르채리버파크를 가계약했다. 당시 분양사무실 직원은 “유명 정치인이 투자했다. 평당 분양가가 700만 원이다. 향후 집을 월세로 내놓아도 보증금 500에 월 50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매물을 설명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확인하니 유명 정치인이 해당 오피스텔에 투자한 것은 사실무근이며 평당 분양가도 700만 원이 아닌 1400만 원이었다. 이에 정 씨는 계약해지와 가계약금 500만 원 환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행사는 “분양대행사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으면 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대행사는 ‘계약금은 환급할 수 없다’는 특약을 근거로 계약을 해지하지 않아 분쟁이 생겼다. 정 씨는 “계약서에 인감도장도 찍지 않았고 대행사 측은 주민등록증만 복사한 상황인데 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정 씨는 대행사 측에 거듭 항의한 끝에 가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분양대행사와의 계약에서 허위과장광고·부당계약 등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구제가 어려워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민원을 보면 분양대행사 관련 피해는 분양 상담 당시 매물을 부풀려 홍보하는 허위과장광고, 계약 당시 협의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거나 중요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부당계약 관련 문제가 주다.

하지만 사업 주체인 시행사가 관련 문제에 뒷짐을 지면서 문제해결이 묘연해지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피해는 주로 지방 오피스텔에 집중됐으며 시행사는 회사가 주도해 분양을 진행하기 어려운 중소형업체가 대부분이다. 분양대행사 역시 정직원은 4~5명 규모로 유지하고 분양 시에만 계약직 직원을 고용하는 형태다.

이런 오피스텔은 시행사가 공사를 발주하고 시공사가 건설을, 신탁사가 돈 관리를 하는 식이다. 시행사가 시공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는 분양 관련 업무를 분양대행사에 일임하는데 회사가 주도해 분양을 진행하기 어려워 전권을 위임하는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분양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의 책임은 대행사에 있고 시행사는 관련 피해에 대한 법적인 보상 책임이 없다.

하지만 소비자가 분양대행사를 통해 피해구제를 받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분양대행사는 분양 기간에만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형태가 많아 분양 후 문제가 생겼을 시 계약을 주도한 직원을 찾지 못해 책임소재 파악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책임소재가 파악돼도 분양대행사가 관련 문제를 직원의 일탈로 돌리면서 문제해결이 묘연해지거나 분양 후 대행사 사무실이 아예 없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가 분양대행사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선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승소하기가 쉽지 않다. 분양과정에서 생기는 주된 피해는 허위과장광고로 관련 소송에서 피해 사실은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분양 상담 및 매물 설명이 말로 이뤄지다 보니 관련 증거를 수집하기 어렵다.

홍보 책자 등 증거가 있다고 해도 계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내용이 아닌 경우 기망행위로 인정받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망이란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속인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사업 주체인 시행사는 분양대행계약을 근거로 관련 피해를 방관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도 분양대행사를 통해 분양을 진행하지만, 결정권이 건설사에 있어 허위과장광고·부당계약 피해에 대한 관리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중소형업체는 인력 부족으로 분양에 개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분양대행사에 전권을 위임하기 때문에 관련 문제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허위과장광고로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을 분양받은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분양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분양대행사의 귀책사유에 허위과장광고가 추가된다. 기존에는 허위과장광고로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분양사업자가 광고에 대한 지자체 시정명령을 이행하면 계약을 해지할 법적인 근거가 없었다. 이 때문에 허위과장광고가 인정돼도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별도의 중재절차가 필요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분양사업자가 거짓·과장 광고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처분을 받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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