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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동영상 가격은 100억?...각 정당 돌며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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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동영상 가격은 100억?...각 정당 돌며 '상담'
  • 백상진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2.1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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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특강' 동영상을 갖고 한나라당을 협박해 거액을 뜯으려 한 벤처업체 사장들은 열흘 동안 각 캠프를 번갈아 돌며 흥정과 협상.'상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경찰, 대통합민주신당, 변호인 등에 따르면 서울의 서버관리 업체, 수도권의 소방관리 업체, 경남의 유기화학 업체의 대표이사인 피의자 3인방은 지난 5일께부터 15일까지 한나라당, 신당, 이회창 대선 후보 측을 돌며 동영상을 넘기는 대가로 최고 10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조사에 입회한 신당 정성호 의원은 이들이 지난 5일께 한나라당, 7일 신당, 13일 이회창 후보측, 14일 한나라당 순으로 전화를 걸거나 방문해 거래를 타진했다고 전했다.

   이회창 후보 측 법률지원단장이자 협박범들의 변호인인 김정술 변호사는 이들이 각 당에서 처음에 100억원을 요구하다가 흥정 끝에 30억원으로 합의를 보고 한나라당 관계자들을 호텔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들이 지난 13일 전화로 제안해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5분 정도 접촉했는데 특강의 주요 부분을 편집한 음성파일을 들려줬다며 캠프의 재정 상황과 거래의 도덕성 등을 고려해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들은 콤팩트 디스크(CD)와 30억원을 맞바꾸기로 하고 오후 7시부터 마포구 서교호텔 1212호실에서 한나라당 관계자들을 만난 뒤 '돈을 가지러 가자'는 제안에 따라 밖으로 나왔다가 신고를 받고 잠복하던 경찰에 9시께 체포됐다.

   이들 3명이 근처 홍익지구대로 압송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신당,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구대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협박범들에게서 '살려달라'는 다급한 전화를 받고 이회창 후보측 김정술 특보도 찾아와 변호를 맡았다.

   피의자 가운데 1명은 잡혀가기 전에 "한나라당이 우리가 갖고 온 CD가 원본이라고 생각해 이를 확인하자마자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우리는 원본을 따로 보관하고 있으며 이것은 사본이다"라고 주장했다.

   서버관리업체 여모씨와 바이오업체 김씨는 친구 사이로 김씨가 동영상의 존재를 알고 거액을 뜯자고 제안함에 따라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소방관리업체 곽모씨는 30억이 현찰이면 무거워서 옮기기에 버거울 것 같아 돕기 위해 호텔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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