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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사용했다며 배틀그라운드 계정 정지...“해킹당한 자료 제시해도 복구 안돼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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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사용했다며 배틀그라운드 계정 정지...“해킹당한 자료 제시해도 복구 안돼 '억울'"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1.11.05 0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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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지스튜디오의 '배틀그라운드' 아이디를 해킹당한 소비자가 불법 사용자로 몰려 업체와 갈등 빚고 있다.

소비자는 해킹 당했을 뿐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업체는 계정 도용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는 업체 측이 명확한 판단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채 무조건 적으로 계정 도용이 없었다고 밝혀 납득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광주 북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몇 년 전 스팀을 통해 배틀그라운드를 구매해 꾸준히 플레이 해오다 최근 불법 프로그램(이하 핵)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계정을 정지당했다.

핵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이 씨는 스팀 로그인 기록을 뒤졌고 계정이 해킹 당해 해외에서 수차례 로그인된 적이 있음을 알게 됐다.

게임사가 요구하는 OTP인증 등 다요소 인증 보안 조치를 진행하고 펍지에 해킹을 당했다며 계정을 복구해달라고 수차례 항의했지만 허사였다. 업체 측은 ‘로그인 기록으로 해킹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씨는 “타인이 해킹한 내 계정으로 핵을 사용해 정지가 됐다는 게 어이가 없다”면서도 “계정 주인인 내가 핵을 썼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정지를 시키는 행위는 업체의 과도한 대응이며 이용자 권리 침해 아닌가”라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와 같은 FPS 게임에서 핵은 공정한 경쟁을 망치고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인 만큼 강력한 제재의 대상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지난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배그에서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계정을 정지 당한 사용자는 1169만5949명이다. 2위인 리니지M이 256만6343명이었던 만큼 배그의 인기만큼이나 핵도 성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펍지 또한 핵 유저들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무고하지만 핵으로 밴을 당했다는 이른바 ‘무고밴’을 주장하고 있지만 펍지 측은 제도에 대한 악용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핵을 판별해내는 그 어떤 프로세스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씨와 같이 ‘핵을 사용한 게 아닌데 정지당했다’는 유저들의 항의가 인터넷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씨는 “로그인 기록으로 도용 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계정 소유자 본인이 해킹을 당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며 “본인은 핵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해당 계정에서 핵 사용 이력이 검출되면 무조건 정지 조치한다는 것이고 이는 불합리하다”고 억울해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계정도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로그인 기록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스팀 벨브와 협업해 크로스 체크를 하는 등 다양한 요소들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용 사실이 확인되면 계정 차단 해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이 씨의 경우 계정 도용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계정 해킹을 주장하는 유저들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검증 과정이 필수적이며 곧바로 계정 차단 해제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유저가 핵을 사용했다고 어떤 조건으로 판별하는지 밝히면 명확할 텐데, 악용 운운하며 내용은 숨기고 불법 이용자로 몰아가니 억울함이 크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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