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풍미한 성인가요계의 두 빅스타가 오랜만에 한 무대에 올라 호흡을 맞췄다.
가수 남진과 문주란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진행된 '가요무대' 2008 신년특집 '빅스타 조인트 리사이틀' 녹화 현장에서 '타인들' '그대여 변치마오' '너와 나' '둥지' 등을 함께 부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각각 1960년대 중반 '서울 플레이보이'와 '동숙의 노래'로 데뷔한 남진과 문주란은 40년 이상 우정을 나눠온 동료. 이미자와 더불어 작곡가 박춘석 사단의 대표주자로 명성을 얻은 두 사람은 TV프로그램에서는 거의 10여 년 만에 함께 노래했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열창했다.
특히 이날 무대에서는 1990년대 후반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를 발표한 후 좀처럼 방송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문주란의 출연이 눈길을 모았다.
문주란은 "남진 씨와 무대에 서니 극장쇼를 많이 했던 옛날 생각이 난다"면서 "언제 TV에 출연했는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잘 안나는 데 오랜만이라 많이 떨리고 긴장도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남진 씨와는 오랜만이어도 손발이 잘 맞았다"면서 "우리가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모습은 조금 변했지만 예술과 '끼'는 그대로다"라고 변치 않은 열정을 드러냈다.
"너무 어려서부터 활동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연예활동을 좀 쉬고 싶었다"고 공백기를 가진 이유를 설명한 그는 "내년 1월 신곡을 발표하고 다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진은 "노래를 시작하고 강산이 네 번 바뀔 시간이 지났는데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면서 "물론 히트곡을 내는 것도 좋지만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좋은 노래를 열심히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2~3년간 운동을 많이 해서 체중도 10㎏ 정도 줄였다"면서 "요즘 비록 가요계가 어렵지만 예전에 비하면 노래할 수 있는 여건이 많이 좋아졌으니 정말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요무대'는 중견가수들이 설 수 있는 유일한 무대인데 가수들이 의상도 음악도 잘만 만들면 젊은 세대들도 채널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며 "트로트라고 옛날 식으로만 하지 말고 젊은 감각에 맞게 할 수 있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7일 오후 10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되는 이날 공연에서는 남진과 문주란 외에 현철ㆍ주현미, 박상철ㆍ박주희 등이 무대를 꾸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