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가 난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해변에서 고래과인 '상괭이'가 죽은 채로 잇따라 발견돼 환경당국이 원인조사에 나섰다.
17일 금강환경청 야생동물구조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소원면 파도리 마을 앞 해변에서 주민들이 기름범벅인 채로 죽어있는 상괭이 한 마리를 발견, 신고해왔다.
이 마을 박대연 이장은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피해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러 해변에 나갔는데 길이 1m 크기의 상괭이 한 마리가 기름을 덮어쓴 채 죽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6일에는 남면 곰섬 해변에서 상괭이 한 마리가 부패된 채로 발견되는 등 이번 기름유출 사고 이후 태안지역에서만 7마리의 상괭이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이에 따라 야생동물구조본부는 이번 원유 유출로 상괭이들이 폐사했는 지 여부 등을 가리기 위해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야생동물구조본부 소속 구용운(대한수렵관리협회 충남지부장)씨는 "원유유출 사고 이전에도 태안지역 해변에서 상괭이가 죽은 채로 수시로 발견됐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라며 "다만 상괭이들이 숨을 쉬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왔다 폐로 기름이 들어가면서 폐사했을 가능성이 있어 정밀 부검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빨고래아목의 상괭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고래 가운데 하나로 연안에서 5-6㎞ 이내의 수심이 얕은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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