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겜톡]30분 만에 제대로 재미본 라인게임즈 ‘언디셈버’...육성·득템·착한BM 모두 잡은 한국판 디아블로
상태바
[겜톡]30분 만에 제대로 재미본 라인게임즈 ‘언디셈버’...육성·득템·착한BM 모두 잡은 한국판 디아블로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2.01.27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래 나온 모바일 게임 중 이만큼 게임다운 게임이 있었을까. 많은 모바일 게임들을 해봤지만 30분만에 재밌다고 느끼기 시작한 게임은 없었다. 언디셈버를 플레이해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라인게임즈가 13일 출시한 ‘언디셈버’가 △육성 △득템 △착한BM(비즈니스 모델)의 유저 친화적 3요소를 모두 갖춘 게임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출시 당일 무려 20시간 이상을 점검하는 바람에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를 포기했고 기자도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이같은 실망이 오히려 재미를 키운걸까. 본격적으로 플레이를 시작하고 3시간쯤 되자 “그래, 게임은 이런거였지”라는 생각에 빠지고  있었다.

국내 모바일 시장에도 드디어 게임다운 게임, 유저들의 소유욕과 경쟁을 부추기는 게임이 아닌 ‘순수하게 재미를 위한 게임’이 나왔다는 느낌이다.

◆과금 없는 '착한 BM'

요즘 모바일 게임들은 확률형 뽑기 아이템이 핵심 콘텐츠다.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게임사가 제공하는 재화로 뽑기를 진행하고 좋은 캐릭터나 아이템이 나오면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 좋은 캐릭터와 카드를 뽑기 위해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자동 사냥을 통해 이 ‘확률형 아이템 뽑기’를 위한 재화를 모으는 게 게임의 목적이 됐다.

▲현금 결제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들. 30분만 플레이해보면 '굳이 안사도 되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현금 결제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들. 30분만 플레이해보면 '굳이 안사도 되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언디셈버에는 확률형 아이템이 없다. 상점에서 파는 아이템들은 캐릭터의 스킬인 룬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 아이템들은 사냥이나 장비 분해를 통해 손쉽게 획득할 수 있어 굳이 현금 결제를 통해 구매하지 않아도 게임 진행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

강화도 확률이 아닌 아이템에 경험치가 누적되는 방식이다. 시간을 가지고 여유있게 플레이 하면 강력한 룬을 만들 수 있다.

자동사냥은 없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려드는 몬스터를 처치하다 보면 강화를 위한 재료도 어느새 인벤토리에 쌓여 있었다.

파밍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된 이같은 과금 모델은 게임 콘텐츠의 수명을 늘리는 중요한 요소다.

또 무과금 혹은 소과금 유저들이 랭커들의 사냥 영상과 아이템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일도 없다.


◆ 10년만에 되살아난 손맛

쿼터뷰 방식의 핵앤슬래시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호쾌한 액션성이다. 언디셈버는 출시 전 최근 업계에 유행하는 자동 사냥을 배제한다고 밝혀 이 부분이 독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기우였다. 언디셈버는 라인게임즈가 디아블로를 표방해온 만큼 핵앤슬래시에 꼭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정교하게 구현된 논타게팅 전투는 다른 게임들을 하며 잊고 있었던 ‘손맛’을 제대로 느끼게 했다.

유저는 컨트롤이 정확해야 공격과 스킬을 적중시킬 수 있다. 또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캐릭터를 움직이거나 이동 기술을 통해 적의 일반공격과 스킬을 회피할 수 있다.

이같은 논타게팅 방식 전투 묘미는 다수의 적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적의 움직임을 예측해 광역 데미지 스킬을 맞추고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적의 공격을 피하다 보면 여러 몬스터가 한 번에 처치되며 아이템이 우수수 떨어진다. 핵앤슬래시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물론 게임할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자동사냥의 등장은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언디셈버를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굳이 자동사냥을 구현하지 않은 라인게임즈의 자신감을 납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극한의 육성 자유도...나만의 캐릭터 만들어볼까

언디셈버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자유도를 극대화한 캐릭터 육성 방식이다. 보통 게임들은 캐릭터를 만들 때 직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라인게임즈가 롤모델로 삼은 디아블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언디셈버에선 캐릭터를 만들 때 이름, 성별, 외모 외에 육성을 위한 요소는 무엇하나 정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조디악’ 시스템을 통해 힘, 민첩, 지능 중 자신이 원하는 능력치를 마음껏 찍을 수 있다. 또 공격력, 주문력, 방어력, 공격속도, 시전속도 등 다양한 옵션을 지닌 특성도 존재한다. 

에피소드1의 액트5까지는 능력치와 특성 초기화도 비용없이 무료로 가능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게이머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육성할 수 있다.

이렇게 유저의 선택에 따라 캐릭터는 마법사가 될 수 있고 전사가 될 수 있다. 또 검과 마법 혹은 여기에 활까지 동시에 쓰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도 있다. 물론 효율은 좀 떨어질 수 있겠지만.

스킬은 크게 근접공격, 원거리 공격(활), 마법의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유저들은 스킬을 배치할 수 있는 육각형 보드 위에 자신이 원하는 스킬을 올려 사용하면 된다. 올린 스킬은 언제든 해제도 가능해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킬이 담겨있는 ‘스킬 룬’은 ‘링크 룬’으로 강화할 수 있다. 각각의 스킬룬에는 링크 룬을 연결할 수 있는 일종의 ‘홀’이 1개에서 6개까지 존재한다.

가령 6개의 홀이 있는 스킬 룬은 6개의 링크룬을 연결시켜 강화할 수 있다. 1개의 홀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링크 룬은 1개만 연결 가능하다. 때문에 스킬룬은 이 홀의 수가 가치를 정한다고 할 수 있겠다.

유저는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오롯이 자신만의 오리지널 스킬을 만들 수 있다. 게임 초반인 만큼 향후 능력치, 특성, 스킬 트리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육성 방식이 나올 수 있겠으나 이도 유저에게 무궁무진하게 주어지는 육성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부실한 서버관리, 어색한 그래픽은 '옥의 티'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언디셈버는 유저 친화적인 흥미 요소를 다수 갖춘 게임인 만큼 단점들이 오히려 부각돼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서버관리 능력이다. 언디셈버는 출시일인 13일 20시간이 넘는 서버점검을 진행했고 다음날인 14일 오후 4시가 돼서야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잦은 끊김과 임시점검이 발생해 유저들의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다.

▲바닥의 텍스처 등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캐릭터와 몬스터들은 어딘가 어색하다. 
▲바닥의 텍스처 등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캐릭터와 몬스터들은 어딘가 어색하다. 
다음으로는 그래픽이다. 언디셈버에 막 접속해 캐릭터를 만들 때만 해도 그래픽이 상당히 괜찮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게임을 시작하자 어딘지 모르게 캐릭터와 배경에서 이질감이 느껴졌다. 지형지물의 텍스처는 정교했지만 PC버전으로 플레이했음에도 캐릭터의 장비나 몬스터들의 외형의 질감은 만들다 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게임도 결국 캐릭터가 나 자신이 되는 또 하나의 메타버스이기 때문에 이같은 기본적인 요소들이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큰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언디셈버는 이젠 ‘뽑기를 위한 과금’이 당연하게 된 모바일 게임 시장에 확률형 아이템과 자동사냥이 없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출시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서버관리 문제와 단기간에 핵이 개발돼 뭇매를 맞고있긴 하지만 확실한 재미를 앞세운 이같은 시도가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언디셈버를 시작으로 게임 본연의 재미에 충실한 유저 친화적인 게임들이 다시금 활기차게 개발되길 바래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