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2010년 이후 줄곧 스판덱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효성티앤씨(대표 김치형)는 17일 오후 2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오전 9시에는 효성첨단소재(대표 이건종)가 조 회장 동생인 조현준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는 전 세계 점유율이 50% 이상이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현재 그룹 지주사인 (주)효성에서만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번 주총을 통해 그룹 핵심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에서 오너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효성은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과 함께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형제경영을 펼치고 있다. 조 회장은 그룹경영을 총괄하고 동생인 조 부회장은 사업회사 관리를 맡고 있다.
올해 오너 일가가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에 나선 것은 글로벌 시장 1위 사업과 신사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 두 회사 주력 사업을 성장시킨 장본인들이라 애착도 남다르다는 전언이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중국 닝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브라질과 인도 공장도 증설해 세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타이어 시장 대응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또 타이어보강재에 쏠려 있는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신소재 사업에도 힘을 실을 방침이다. 전북 전주공장에 469억 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내년까지 6500톤에서 9000톤으로 확대한다.
조현준 회장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섬유PG장을 지내면서 효성티앤씨의 글로벌 확장을 주도했다. 조현상 부회장은 2010년대 초반 산업자재PG장을 맡으면서 타이어코드 사업 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적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에서 경영자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도 사내이사를 맡게 된 이유로 꼽힌다.
실제 조현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속도와 효율성에 기반한 민첩한 조직으로 변화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형제경영 체제에서 견고한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 받은 이후 사내이사 자리를 늘리는 것이라 의미는 더욱 크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매출 21조2804억 원, 영업이익 2조7702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42.3%, 영업이익은 410.2% 늘었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단일사업회사로 유일하게 연간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효성첨단소재도 지주사 분할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효성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사업을 성장시키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며 “검증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