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기주주총회 안건 공개와 내부 인사를 통해 태양광과 항공우주 부문에서는 김승연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사장)가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입지를 굳히고 있고,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백화점 사업까지 맡으면서 관광·유통부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가 완성된 금융부문에 전념하는 중이다.
그룹 지주사인 (주)한화는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김승연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김동관 사장은 2020년 10월 한화솔루션 대표로 선임됐고, 지난해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 신현우)의 등기임원으로도 등재됐다. 올해는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주)한화(대표 금춘수‧옥경석‧김승모‧김맹윤)에서 법적 책임을 지는 자리에 오르며 책임경영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2010년 초부터 지금까지 태양광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운 김 사장이 이끌고 있는 항공우주, 수소, 전기차 등 신사업에 힘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출범해 그룹 내 항공우주 산업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 스페이스허브 팀장을 맡았다. 이후 스페이스허브는 카이스트(KAIST)와 공동우루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하며 역량 강화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발사한 누리호 개발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UAM에 사용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오는 6월 누리호 2차 발사를 준비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UAM(도심항공교통) 사업을 두고 국내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과 경쟁 선봉에 서 있다.
한화 내부에서는 인성이 좋고 직원들과 소통능력도 뛰어난데다 태양광 등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네트워크가 풍부해 김 사장이 이끄는 신사업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승연 회장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금융부문에서 디지털 전환 작업을 이끌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형제들 중에서 김 회장과 성격이 가장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김 회장은 신용과 의리를 중시하는 선이 굵은 스타일로 유명하다. 김 부사장 역시 한 번 일을 맡으면 적당히 넘기지 않고 끝을 본다고 한다.
2014년 10월 한화생명(대표 여승주)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해 핀테크 사업 역량에 공들여 왔던 김 부사장은 2019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를 맡았다. 이후 2020년 말 전무, 2021년 7월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등기임원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김 부사장은 한화생명의 조직을 디지털과 신사업 중심으로 개편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설계사 모집, 교육, 영업활동 등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업채널 ‘라이프 MD’도 김 부사장이 직접 구축한 성과물이다.
한화그룹 금융부문은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수직 계열화 돼있어 추후 승계과정에서 분리가 비교적 용이하다.

하지만 최근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 선임 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는 모습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신사업 발굴과 VIP 관련 신규 프리미엄 콘텐트 발굴과 사업화 등을 총괄하게 된다.
그룹 복귀 후 지난해 5월부터 맡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대표 김형조) PL그룹장도 겸직하면서 기존 호텔, 리조트에서 김 상무의 영역이 유통으로 확대됐다.
김 상무는 2016년 한화건설(대표 최광호)에 재직하며 건설부문을 맡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는데, 퇴사 후 복귀는 한화에너지(대표 김희철),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이뤄지면서 형제간 구도는 더욱 분명해졌다. 현재 한화생명의 지배주주는 한화건설(25.09%)과 (주)한화(18.15%)다.

지주사를 제외하고 한화솔루션과 금융부문, 호텔‧유통 부문로 한정해 비교하면 총자산(금융은 공정자산) 비율은 5:3:2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