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진출해있는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군부 쿠데타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았고, 일본 관광객의 결제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하나카드 해외법인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타격이 컸다.
다만 실적과 별개로 카드사들은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돌파할 타개책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 가운데 해외법인 실적이 가장 높은 곳은 KB국민카드였다.
일반대출 및 자동차 할부금융을 영위하는 KB국민카드 해외법인 3곳의 순이익은 159억 원이었다. 전년 28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이 전년 6억 원 대비 1300% 증가한 84억 원의 순익을 거뒀다. 인도네시아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는 전년 2억 원 대비 1200% 증가한 6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한 태국 KB제이캐피탈도 진출 첫해 1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KB대한특수은행의 경우 진출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 3년 만에 영업자산을 7배 이상 불리는 등 자사 해외법인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안정적인 영업 성과를 바탕으로 캄보디아 특수은행 중 대출자산 1위로 올라섰다.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KB국민카드는 올초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 해외사업에 적극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3일 캄보디아 법인에 2488억 원을 직접 투자 결정을 공시했으며 태국 법인에 2308억 원, 인도네시아 법인에 4961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해외 법인 투자 규모만 약 1조 원대에 육박한다.
반면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 신한인도파이낸스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미얀마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적자폭이 컸다.

그러나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가 있었던 미얀마에서 실적 타격을 입었다. 미얀마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지난해 순이익은 -98억 원이었다. 전년 2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줄어 적자전환했다. 또 베트남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경우 순이익이 65억 원으로, 전년 227억 원 대비 71% 감소했다.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코로나19로 국제적인 업황이 불안한 상황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에 552억7500만 원을 신규 지급보증 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자동차금융, 신용대출 등 소매 대출 상품을 취급 중으로 이 가운데 차량 파이낸스 사업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미얀마 법인의 경우 쿠데타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자 신한카드는 지급보증 규모를 지난 2020년 말 181억 원에서 지난해 8월 97억 원으로 감액했다.
신한카드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은 3,4분기 코로나 상황 악화로 전면 록다운 돼 영업, 채권 활동 등이 불가해 실적 및 손익에 영향이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신한인도파이낸스의 경우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원 가격 상승, 수도 이전 관련해 중장비, 상용차 수요증가로 법인 리스 사업 성장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의 해외법인인 미얀마 투투파이낸스 역시 지난해 군부 쿠데타 영향으로 순익이 감소했다. 미얀마 투투파이낸스의 지난해 순이익은 12억 원으로, 전년 36억 대비 67% 줄었다.
다만 우리카드의 경우 쿠데타 이후인 지난해 6월 기존 소액 대출 위주의 파이낸싱 사업에서 할부금융업(NBFI)에 본격 진출했다. 위기를 기회로 발판 삼아 반전을 모색한 것이다.
우리카드는 미얀마에 이어 올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달 3일 인도네시아 소재의 여신전문금융회사인 PT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의 지분 85%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하나카드는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동남아가 아닌 일본에 진출해있다. 지난해 일본 하나카드페이먼트 순이익은 -986만 원으로 전년 -1499만 원에 이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7년에 출범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현지에서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카드페이먼트는 일본을 찾은 관광객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결제수수료가 주 수익원인데, 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막히면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사업 규모도 미미하다 보니 추가 출자 등 사업 확장 방안도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데 소규모로 고객 편의 차원에서 시스템처럼 운영하고 있는 법인이다. 향후 거래 금액이 늘어난다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투자보다는 현상 유지에 더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