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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하이플러스'는 SM그룹 자금 해결사?...계열사에 자금 마구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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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하이플러스'는 SM그룹 자금 해결사?...계열사에 자금 마구 대여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3.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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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삼라마이다스)그룹의 고속도로 선불 하이패스카드 업체 에스엠하이플러스(대표 박흥준)가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엠하이플러스는 오너와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줘 회사 운영이 원활하지 않는 계열사에 대해 자금을 대여하고 있다.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그룹 계열사인 에스엠하이플러스는 올 들어 6번이나 비상장 계열사들에게 자금을 대여했다. 이 기간 총 대여액은 177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5번이나 계열사에 자금을 대여했다.

에스엠하이플러스는 지난 2월 28일 케이엘홀딩스(대표 김만태)에 320억 원의 운영자금을 대여했다. 지난 1월 말에도 이 회사에 430억 원을 대여했다. 케이엘홀딩스는 SM그룹이 대한해운 인수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이다.

특히 케이엘홀딩스는 지난해 12월 28일 SM그룹 우오현 회장에게 205억 원의 자금을 대여한 바 있다. 오너의 유동성을 해결한 뒤 정작 운영자금은 다른 계열사에서 빌려온 셈이다. 우 회장은 차입금 상환을 위한 대여라고 밝혔다.

에스엠하이플러스는 이와함께 삼라마이다스(대표 국종진)와 에스엠인더스트리(대표 고현웅), 우방산업(대표 조유선), 신화디앤디(대표 우명아) 등에도 올 들어 1020억 원을 대여했다. 에스엠하이플러스는 모든 계열사에 6.5%의 동일한 이자율을 적용했다.


우방산업은 지난 2월 삼라마이다스에 120억 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운영자금 목적으로 에스엠하이플러스에 손을 벌렸다.

신화디앤디는 올 들어 에스엠하이플러스 외에도 SM상선(30억 원), 경남기업(10억 원), 삼라(20억 원), 우방(130억 원) 등 다수의 계열사에서 자금을 빌렸다. 신화디앤디의 우명아 대표는 우오현 회장의 셋째 딸이다.

SM그룹은 과거 문어발식 확장으로 사세를 키운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계열사를 동원해 인수합병(M&A)에 나서고, 해당 회사의 운영자금은 또 다른 계열사를 통해 충당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에스엠하이플러스는 삼라마이다스와 신화디앤디에는 담보도 없이 자금을 대여했다.

담보를 받은 계열사에도 높은 담보비율을 인정했다. 에스엠하이플러스는 지난 2월 케이엘홀딩스에 320억 원을 대여하면서 대한해운 주식 1583만5100주를 담보로 받았다. 담보로 인정한 주식가치는 384억 원이다.

에스엠인더스트리에 720억 원을 대여하면서 담보로 받은 티케이케미칼 주식가치도 864억 원이다.

두 건 모두 담보인정비율이 83.3%에 이른다. 통상 금융권에서 주식을 담보로 대출할 때 담보인정비율은 50~60%정도다.

에스엠하이플러스의 재무 상태가 우량한 것도 아니다. 2021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107.8%다.

부채액의 절반가량은 전자카드 선수금이다. 2021년 기준 2600억 원에 이른다. 고속도로 통행료 지급을 위해 고객에게 받은 선수금이다. 잇따른 계열사 자금대여료 자칫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수많은 소비자들의 불편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계열사간 자금 대여 규모나 담보 설정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도 “공정거래법상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은 있고, 통상 은행 금리와 비교가 될 수 있는데 회사의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아 수치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SM그룹 관계자는 “삼라마이다스와 신화디앤디는 초단기 대여이기 때문에 담보를 받지 았았고 다음날 상환을 완료했다”며 “담보인정비율은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해 타 그룹사 거래 수준을 참고해 담보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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