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소비자실태평가 명암㊤] 금융업계 '3년 주기제'에 박수...심층 평가와 컨설팅으로 소비자보호 역량 강화
상태바
[소비자실태평가 명암㊤] 금융업계 '3년 주기제'에 박수...심층 평가와 컨설팅으로 소비자보호 역량 강화
우수사례 발표로 평가 피드백 이끌어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11.23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들의 소비자보호 역량을 평가하는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이하 실태평가)가 '3년 주기제'로 바뀐지 올해 만 3년이 됐다. 매년 실시하던 평가를 '1년 평가·2년 자율진단'방식으로 바꾸면서 심층 평가가 가능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실질적으로는 3년에 한 번 평가를 받게 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 신문은 금융당국과 금융업권 소비자보호 담당 실무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태평가가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어떻게 개선돼야 할지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금융권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실태평가 '3년 주기제'가 도입된 이후 부담 감소로 오히려 시스템 개선 등 평가 피드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지난해부터 실태평가가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법제화되면서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역량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항목으로 꼽았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태평가 각 점검 항목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고 이를 지키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노력하도록 만든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금융회사들의 소비자보호 레벨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에서 '컨설팅' 위주로 바뀐 금감원의 평가 스탠스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매년 모든 금융회사가 평가받던 시절에는 물리적 제약으로 서류 중심의 형식적인 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지만 3년 주기제로 바뀌면서 평가대상이 줄어 개별 회사에 대한 심층 평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장검사 당시 평가팀의 면담 대상이 소비자보호부 실무 직원부터 소비자보호총괄 담당임원(CCO)과 최고경영자(CEO)에 이르는 등 다양한 임직원들과의 접촉을 통해 회사의 소비자보호 역량과 의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검사가 아닌 컨설팅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서 "실태평가 준비를 위해 금감원에 문의할 때도 상당히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 현장 평가에서 경영진과의 면담 시 현업 부서에 힘을 많이 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많이 체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KDB생명은 2년 연속 소비자실태평가 '미흡' 등급을 받은 뒤 GA 브리핑 영업을 중단하고 소비자보호 관련 제도 보완에 나섰다
▲KDB생명은 2년 연속 소비자실태평가 '미흡' 등급을 받은 뒤 GA 브리핑 영업을 중단하고 소비자보호 관련 제도 보완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KDB생명이다. KDB생명은 과거 GA 브리핑 영업에서 발생한 불완전판매로 매년 보험업권 최다 민원건수를 기록하는 등 불명예를 받았다.  3년 주기제로 도입된 실태평가에서도 전 업권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종합등급 '미흡'을 받았다. 종합등급 미흡 이하로 나오면 금감원 차원에서 경영진을 면담하고 재평가를 받게 된다.

문제가 심각하자 금감원은 경영진 면담 뿐만 아니라 이사회 면담도 진행해 개선을 요구했다. KDB생명은 GA 브리핑 영업을 중단하고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운영체계 개선TF를 구축해 민원감축 대책과 소비자보호 제도 및 기준 보완 등의 작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 KDB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민원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하면서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KDB생명에 대해서는 올해 초 이사회 면담까지 진행해 미흡 사항에 대해 어떻게 개선할지 계획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진행 사항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2년 연속 평가를 받아 올해 평가대상에서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우수사례 발표 역시 금융회사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금감원은 매년 실태평가 결과를 발표한 뒤 개별 금융회사에 개선사항을 공유하는 데 경쟁사의 피드백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타사 대비 선진적으로 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한 회사들의 실사례를 참고하면서 금융권 전반의 소비자보호체계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지난 3월에 실시한 첫 우수사례 발표에는 신한은행, NH투자증권, KB국민카드, DB생명 등 4개사가 선정된 바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태평가를 받은 다음에 궁금한 건 우리가 왜 그런 평가를 받았고 우리보다 잘하는 금융회사는 무엇을 잘했는지 였는데 그동안 이를 전혀 알 수 없었다"면서 "금감원에서 각 분야별로 우수 사례를 공유해주면서 금융회사 입장에선 실태평가나 소비자보호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