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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임종윤·임종훈 형제 승리...상속세‧경영 정상화‧기업가치 제고 등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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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임종윤·임종훈 형제 승리...상속세‧경영 정상화‧기업가치 제고 등 '첩첩산중'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4.03.2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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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이 승리하면서 상속세 재원 마련, 투자 공약 실현 등 당면한 과제 해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OCI그룹은 주총 이후 통합을 재추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형제 측은 “더 이상 가족 간 분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경기 화성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한미그룹 이사회 구성을 위한 표 대결이 진행됐다. 한미사이언스 측이 6명,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이 주주제안으로 5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다.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들의 투표를 집계한 결과 임종윤 사장 측 이사 후보 5명이 모두 이사회에 진입하게 됐다. 임종훈 사장은 출석 의결권 수 대비 52.2%,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51.8%를 득표했다. 나머지 이사회 후보 3인도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해 이사회에 진입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왼쪽),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왼쪽),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 6명은 모두 선임에 실패했다. 임 부회장과 이 회장의 득표율은 48%로 과반 이상 찬성의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한미그룹이 발표한 OCI그룹과 통합 계획은 2개월여 간의 집안 갈등 끝에 사실상 무산됐다.

이 기간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한미사이언스 측은 두 형제를 해임하는 등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

주총 전까지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은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국민연금공단까지 더해 42.66%의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신동국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40.57%였다.

모녀 측이 더 많은 우호지분을 확보했지만 약 17% 지분을 지닌 소액주주들이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4~5%포인트 차이로 형제들의 손을 들어줬다.

제약 업계에서 이종 기업 간 결합이 성공한 선례가 없다보니 소액주주들이 통합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OCI가 인수한 뒤 부광약품 실적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것도 소액주주들의 결정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OCI그룹은 즉각 “주주분들의 뜻을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향후 통합 재추진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에서 형제 측이 승기를 잡으면서 향후 이종 간 결합 없이 자체적으로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비전을 어떻게 실현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임 사장은 주총을 일주일여 앞두고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면 1조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한미약품그룹을 시가총액 50조 원 수준의 글로벌 리딩 제약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조 원 달성 비전 목표도 제시했다.

임 사장 측은 향후 다품종 소량의 바이오 의약품 수탁 개발에 나서 실적 성장을 실현시켜 나갈 계획으로 전해진다.

통합이 무산되면서 오너 일가의 상속세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당초 송 회장은 현실적으로 상속세 마련이 쉽지 않아 OCI와 통합을 추진한 터라 고민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분을 보유한 21명의 오너 일가 중 14명이 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담보대출비율은 약 54%. 오너 개인별로는 임종윤 사장이 주식의 89%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임성기 회장 별세 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상속세는 5400억 원에 달한다.

임종윤 사장은 주총에 앞서 “상속세 재원 문제로 개인이 내 집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면 경영하면 안 된다”며 “세금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으로 알아서 잘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주현 부회장은 자신이 임 사장에게 대여해준 266억 원을 즉시 상환해 달라고 촉구하며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사장 측의 이사회 구성이 4대5로 나뉘게 되면서 향후 경영 상황에서 사사건건 분쟁이 발생할 소지도 다분하다.

이에 대해 임종윤 사장은 “향후 주요 키워드는 네버 어게인(Never Again), 다신 이런 일(가족 간 분쟁)은 없을 것”이라며 “한미사이언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공격받는 과정에서 목표 등에 대해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주주환원 등 회사의 성장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종윤 한미헬스케어 대표도 “회사 발전에 집중하고 겸손한 모습 보이겠다. 가족들과 다시 함께 발언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은 "주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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