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올해 11번가의 오픈마켓 부문 흑자전환이 가시화됐다고 평가한다. 지난 3월 오픈마켓 사업 월간 영업이익이 흑자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작년 초부터 오픈마켓 부문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잇달아 선보인 ‘버티컬’ 서비스가 주효했다. 버티컬이란 특정 카테고리를 특화시킨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번가의 매출 전망치는 91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작년에 이어 사상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오픈마켓 사업 영업이익 흑자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3년간 11번가의 연매출은 매년 큰 폭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매출 5614억 원에서 2022년 7890억 원으로 늘었다. 2023년엔 8655억 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54.2%나 증가했다.
반면 영업적자는 1000억 원 규모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영업적자 125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축소됐으나 여전히 1000억 원대다.
그러나 오픈마켓 부문의 월간 흑자를 연달아 기록하고 있어 향후 연간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번가의 사업구조는 크게 오픈마켓, 직매입(리테일) 2가지 구조다. 전체 거래액 가운데 오픈마켓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직매입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실제 오픈마켓 부문은 지난해 5~7월 3개월 연속, 12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월간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3월 다시 월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전체로도 상각전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오픈마켓 사업이 흑자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버티컬’ 서비스와 ‘전문관’이 꼽힌다. 업계에서도 버티컬 서비스는 충성 고객을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록인 효과’를 발휘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성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올 3월 기준 신선밥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우아럭스 거래액도 1.6배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잇달아 선보였던 전문관도 성과가 두드러진다. 작년 10월 선보인 ‘9900원샵’의 3월 기준 거래액은 오픈 초기 대비 6.7배나 증가했다. 작년 8월에는 판매자가 직접 최저가를 등록해 판매하는 ‘쇼킹히어로가’도 선보였다.
11번가는 올해도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를 선보이며 오픈마켓 부문 흑자전환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올 3월 패션 버티컬 서비스 ‘오오티디’에 이어 인테리어, 리빙 부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만 11번가의 직매입(리테일) 사업인 ‘슈팅배송’의 수익 개선은 고민거리다. 슈팅배송과 같은 익일 배송 서비스는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1번가는 슈팅배송 서비스를 위한 물류 창고 임대료 등이 지속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11번가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 노력을 통해 오픈마켓 사업의 연간 흑자 전환을 반드시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