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에 대한 직원들의 진단평가 점수 77점을 기록했다. 기아 직원들의 평가 점수는 74점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60여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가를 매년 실시한다. 진단 지표는 일‧조직‧회사 만족 등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일반직·연구직·법무직 등 전체 임직원의 80%가량이 진단평가에 참여할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현대차와 기아의 직원 만족도 수준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8년 현대차와 기아의 점수는 각각 62점과 53점이다. 정 회장 체제 5년 만에 현대차는 15점, 기아는 21점이나 올랐다.

현대차는 이 기간 점수가 한 번도 내려간 적 없다. 현대차와 기아 직원들이 평가하는 만족도 점수 차이도 좁혀지고 있다. 조직문화 변화가 특정 계열사에 쏠리지 않고 그룹사에 안착돼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18년 말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조직문화 개선에 드라이브를 건 데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회장에 취임했을 때도 “구성원 건강과 안전이 확보되는 창의적인 근무환경을 마련하고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형성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과거부터 오랜 기간 굳어져 온 군대식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근무 유연화, 수기 결재를 없앤 보고문화 개선, 자율좌석제 등을 도입했다. 반바지‧청바지 등 자율복장도 허용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에는 ‘H-Work Station’ 거점 오피스를 도입해 임직원들이 업무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과 의왕연구소 등 총 8곳에 400여 석 규모로 조성됐다.

정 회장은 유연한 조직을 만들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임직원 타운홀 미팅도 도입했다. 타운홀 미팅은 MZ세대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인도 법인을 찾아 생산형황을 점검했을 당시에도 타운홀 미팅을 열고 미래 모빌리티를 주제로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했다. 지난해는 신년회도 타운홀 미팅으로 진행했다.
남성 중심의 상명하복이 강한 조직문화에서 젊고, 세련되고, 역동적인 키워드를 심고자 한 행보다.
또 정 회장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활동이 지속 추진될 수 있도록 조직문화 점수를 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에도 5% 반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리더십과 직원 참여를 결합한 전략을 구사 중이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직원들의 니즈 파악을 위해 각 부서에는 변화혁신 담당자를 뒀다.
임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게 아이디어 공모전도 실시한다. 지난해 3458건, 2022년 5713건의 아이디어가 제시됐을 정도로 활발하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느끼는 행복과 스트레스, 직무 만족도 등을 조사한다”며 “전사 단위 활동 과제를 도출하고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